한동안 주춤하던 에어컨 예약판매가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늘어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만도공조·대우전자 등 중견 에어컨 업체들의 경우 아직까지 에어컨 예약판매가 부진하지만 LG전자·삼성전자 등은 이달초부터 지난 24일까지 20여일 동안 예약판매한 물량만도 총 8만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에어컨 업체들이 지난해 12월부터 올 4월까지 5개월간 실시했던 지난해의 예약판매 물량과 비슷한 수량이다.
이처럼 에어컨 예약판매가 급증한 것은 월초 다른 가전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에어컨에 대한 특별소비세가 내년부터 폐지될 것으로 오인하고 예약 구입을 꺼렸던 소비자들이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에어컨 특소세의 경우 다른 제품들과는 달리 오히려 내년부터 높아진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구입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 1년간 한시적으로 탄력세율을 적용받아 21%로 낮아졌던 에어컨 특소세가 내년 1월부터 30%로 환원되는데다 대부분의 에어컨 업체들이 이달초부터 특소세 인상전 가격에서 18∼50%에 달하는 파격적인 할인조건을 내걸고 예약판매를 하고 있어 연내 에어컨을 구입하면 내년에 구입하는 것보다 최소한 30% 이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에어컨 업체들은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 연말까지 예약판매실적이 총 20만대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는 2000년형 신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하루 평균 1000대에도 못미치던 예약물량이 최근 3000∼4000대로 3∼4배 늘어나 예약판매에 돌입한 지 보름만에 지난해 예약판매했던 총 물량과 비슷한 5만대 가량의 예약판매 실적을 거뒀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이달말까지 지난해의 총 예약판매 물량보다 2배 이상 많은 총 10만대 이상을 예약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대리점들이 지난 15일까지 김치냉장고 판매에 주력, 에어컨 예약판매 실적이 부진했으나 15일 이후부터는 대리점들이 에어컨 예약판매에 적극 나서기 시작한데다 소비자들도 내년에는 에어컨 가격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문이 늘기 시작, 지난 23일까지 2만5000대의 예약판매 실적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특히 예약판매 기간이 막바지에 달하면서 주문이 크게 늘고 있어 올해 예약판매 실적이 총 8만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만도공조의 경우 본사는 물론 대리점들도 에어컨 예약판매보다는 김치냉장고 판매에 주력하느라 아직까지 2000대 정도의 판매실적을 올리는 데 그치는 등 만도공조·대우전자·센추리·대우캐리어 등 중견업체들은 아직까지 예약판매가 상당히 위축, 총 1만대 정도의 예약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도 막판에는 예약판매 주문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내년 국내 에어컨 시장은 올해보다 30만대 정도가 늘어난 총 100만∼105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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