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리버레이트테크놀로지-오픈TV, 세계 STB시장 "주도권 싸움"

 TV로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주문형 비디오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세트톱박스 시장을 둘러싸고 마이크로소프트와 리버레이트테크놀로지, 오픈TV간에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17일 「C넷」과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MS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국제 케이블 전시회」에서 TV를 시청하며 광고에 나오는 「도미노」 피자를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것은 물론 지역 케이블회사의 컴퓨터에서 비디오와 CD 등의 데이터도 마음대로 다운로드받아 즐길 수 있는 세트톱박스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했다.

 MS는 이번에 선보인 세트톱박스에 필수적인 기능만 제공하는 컴퓨터 운용체계 「비너스」를 탑재했다며 올해 말까지 중국 시장에서 첫 선을 보이고 아시아와 유럽 등 세계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에는 현재 MS의 세트톱박스와 같은 제품이 전무한 상태이지만 세계 최대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오라클이 투자하고 있는 리버레이트, 그리고 전문업체인 오픈TV 등과 치열한 3파전을 벌일 전망이다.

 리버레이트테크놀로지는 오라클이 출자한 회사로 최근 홍콩의 스타TV와 오는 2000년 1·4분기 중 홍콩 지역의 30만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양방향 위성TV의 시범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스타TV는 아시아지역 20여개 국가에서 약 3억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다국적 위성방송 회사로 앞으로 100여개 TV채널과 디지털 라디오, 전자우편, 인터넷 검색,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한 신개념의 방송포털로 도약한다는 야심만만한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리버레이트는 스타TV와 공동으로 실시하는 시범방송이 성공하기만 하면 오는 2000년부터 본격화될 전세계 세트톱박스 시장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픈TV는 디지털TV 수신기용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로 지난 94년 설립된 후 디지털 위성과 케이블, 공중파 방송을 통한 대화형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영국의 「브리티시스카이브로드캐스팅」과 프랑스의 「TPS」를 비롯해 전세계 23개 방송사들이 모두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에는 인터넷 선두업체인 AOL을 비롯해 제너럴인스트루먼츠, 리버티디지털, 타임워너,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7개 IT관련 업체들이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 회사인 얼라이드비즈니스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세계 세트톱박스 시장은 오는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돼 2004년까지 무려 2억5200만대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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