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볼쇼이극장과 레닌박물관 앞을 지났다. 우리는 유럽의 관광객들이 오면 찾는다고 하는 아르바트 거리로 가고 있었다. 그 거리는 암시장이 형성되어 물건을 팔고 사던 곳이었지만, 고르바초프 정권 이후 최근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시장으로 변모하였다고 한다.
『모스크바는 지도상의 위치로 볼 때 유럽 러시아 중부로서 오카강 지류인 모스크바강 하반에 위치해 있지요. 지금부터 약 1000년 전, 9세기에서 10세기 무렵에는 모스크바가 조그만 촌락에 불과했습니다.』
로버트가 입을 열고 모스크바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그가 하는 말은 이곳으로 파견되기 전에 소양교육을 받으면서 이미 들은 이야기였지만, 나는 그의 말을 막지 않고 잠자코 들었다.
『모스크바는 12세기에 목조로 만든 성곽을 구축하여 도시기능을 갖추었다가 1238년 몽골의 침입을 받아 화재를 당했습니다. 나무로 구축한 성곽이어서 불로 공격을 받자 도시 전체가 불바다가 되어 폐허가 되었습니다. 그후 1271년에 다닐공의 공국이 되었다가 14세기 전반에 대공국이 되면서 크게 발전을 하게 되었지요. 15세기에는 러시아 최대의 도시로서 수도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16세기에 들어와서 세 차례의 큰 화재를 당하고 시민의 폭동, 타타르족의 침입, 폴란드군과 코자크에게 점령당하는 수난을 겪습니다. 점령을 당할 때마다 크게 파손되어 모스크바는 역사가 오래된 건물은 거의 없습니다. 1721년에 러시아의 수도가 레닌그라드로, 전의 이름은 페테르부르크입니다만, 옮겨진 후에도 모스크바는 경제의 중심지가 되어 철도교통의 요지, 상업중심지, 공업중심지로 발전했지요. 1918년 3월에 볼셰비키 혁명에 성공한 레닌의 제청에 의해 다시 러시아의 수도가 되었던 것입니다. 모스크바 역사가 러시아 역사라고 볼 수는 없지만, 모스크바의 흥망성쇠가 러시아 부침을 말해 주고 있지요. 러시아의 시작은 9세기 중반에 현재의 레닌그라드 남쪽 노브고로트라는 곳에서 루스족이 살고 있었는데, 이들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 이를 해결하고자 노르만이 류릭이라는 사람을 왕으로 모셔왔지요. 이것이 최초의 왕조인 류릭 왕조의 내력이며 러시아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러시아 사람들은 이것을 전설로 만들어 남의 종족을 모셔와 왕으로 해서 나라를 세운 사실을 은폐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후 882년에 여러 지역의 슬라브족을 통합한 알레그가 키예프 대공국을 세워서 약 360년간 계속되다가 1238년에 몽골의 침입을 받아 240년간 몽골 타타르족의 지배하에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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