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전자화폐

김근배 마스타카드코리아 사장

 새 밀레니엄 시대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것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한다. 요즘 세상은 정말 빨리 바뀌고 있어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모든 것이 저만큼 앞서가는 것 같다.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기존의 많은 것들을 발전시키지만 변화에 따르지 못하면 퇴보하거나 소멸되기도 한다.

 컴퓨터의 급속한 보급으로 인한 전자상거래(EC)의 발전은 기존 시장의 개념을 완전히 뒤엎은 혁신적 변화다. 원시시대의 물물교환 시장에서부터 현대의 대형 쇼핑몰 거래까지 모든 상업적 거래는 얼굴을 맞대고 이루어졌다. 그러나 컴퓨터를 통해 이루어지는 EC에서 고객은 물건을 직접 만져보지 못하고 그 물건을 파는 상인의 얼굴도 모른 채 단말기 앞에서 마우스로 클릭해 구매한다. 물건을 놓고 가격을 흥정하거나 덤을 받는 즐거움 역시 포기할 수밖에 없다.

 오늘날 EC시장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인터넷을 통한 거래액은 약 2000억달러에 달했으며 오는 2002년에는 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조사기관의 국내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터넷 사용자 중의 87%가 인터넷 쇼핑몰 방문경험이 있으며 방문자의 51%가 물건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인터넷 쇼핑몰 이용의 가장 큰 이유는 시간절약과 편리성 때문이다.

 이렇듯 기존 구매행태가 변함에 따라 지불수단도 변할 수밖에 없다. 요즘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전자화폐, 집적회로(IC) 칩카드도 이러한 상거래의 변화에 따라 등장할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지불방식을 요구하는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 자주 언급되고 있는 전자화폐는 EC 등 정보시대에 필연적인 화폐로 소액거래에 편리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얼마 전 당사는 제주도에서 개최한 1999 마스타카드코리아 연차총회에서 전자화폐 시범서비스를 시행하였다. 지불산업 각 분야에 종사하는 참석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몬덱스 카드에 원화를 입력해 지급한 후 행사기간중 사용토록 하였다.

 사용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신기하다」 「거스름돈을 챙길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지갑에 얼마가 들었는지 지폐를 셀 필요가 없다」 등 긍정적이었다. 참석자들의 대부분이 30대 중반에서 40대로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세대였음에도 직접 사용해보니 생각보다 적응하기 쉽고 편리하다는 것이다.

 전자화폐는 이제 더이상 나와는 상관없는 개념이나 특수층 일부만이 사용하는 화폐가 아니다. 아주 먼 옛날 돌덩어리나 조개껍질 등을 돈으로 사용하다가 지폐나 동전 같은 화폐가 등장한 것처럼 이제는 보이지 않는 돈, 이른바 전자화폐가 전통적 의미의 화폐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리라고 본다.

 전자화폐란 IC카드에 은행예금의 일부를 이체해 편의점에서 상품을 사거나 버스·지하철 요금 등을 지불하는 실물거래는 물론 EC에서 필수적인 지불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화폐의 가장 큰 장점은 보안성이 완벽하고 휴대가 쉽다는 것이다. 또한 글로벌시대에 맞게 전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시대의 변화에 앞장서 나아가기란 쉽지 않다. 언제나 모든 변화의 앞에는 시대를 이끄는 선구자가 있는 법이다. 전자화폐의 본격적 사용을 눈앞에 두고 누가 먼저 그 편리함과 이익을 취하느냐 하는 것은 각자의 판단에 달려 있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