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PC제조업체들, "지진 후유증" 심각

 지난 9월 발생한 지진의 여파로 대만 PC업체들의 수출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미국 IBM에 가장 많은 PC를 공급하고 있는 에이서의 경우 이번 4·4분기 동안 총 60만대의 PC를 공급하기로 약속했으나, 이 중 10%에 해당하는 6만대의 PC공급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또 컴팩 등에 한달에 60만∼70만대의 컴퓨터를 반 조립 상태로 수출하고 있는 기가바이트 테크놀로지도 지진이 발생한 직후부터 부품조달에 계속 차질을 겪으면서 수출 납기를 맞추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EC에 이어 3번째로 많은 PC를 생산, 주로 해외에 공급하고 있는 대만 PC업체들의 수출차질은 미국 등 주요 국가의 PC수급에도 연쇄적으로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분석 기관인 「메릴린치 타이완」에 따르면 4·4분기 동안 전세계 PC공급 물량이 당초 예상됐던 3530만대에서 대만 지진의 영향으로 200만대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특수를 기대하고 있던 대만 PC업체들로서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만 PC업체들을 더욱 우울하게 하는 것은 반도체와 다른 주요 전자부품의 수급차질로 인해 PC 수출의 차질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지진이 강타한 신주지역은 세계 반도체의 약 10%를 공급하는 대만 반도체 산업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곳으로, 아직도 지진의 피해를 완전히 복구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진발생 직후 대만 전역에서 실시된 제한 송전의 영향으로 지금도 공급이 부족한 전자부품이 많다는 설명이다. 칩 세트 공급업체인 실리콘 인티그레이티드 시스템스도 부품을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해 밀려드는 주문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