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한국형 비즈니스 모델

서진구 코인텍 사장

 콤팩트디스크(CD)를 판매하는 시디나우(CDnow)의 지난 6개월간 매출액은 5800만달러, 손실은 5100만달러였다. 증권전문 이트레이드는 1억8000만달러의 매출에 320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했고, 음악채널인 MP3사이트는 260만달러의 매출에 770만달러의 적자를 보았다. 세계 제일의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을 보면 더욱 가당치가 않아서 6억달러의 매출에 무려 2억달러의 손해를 보았다. 물론 그 속에는 8000만달러의 인수합병(M&A)비용을 고려하더라도 1억달러 이상의 적자를 낸 셈이다. 이베이(Ebay)만이 9200만달러의 매출에 겨우 500만달러의 이익을 남겼을 뿐이다.

 이처럼 미국 일류 사이트의 예만 보더라도 웹사이트 비즈니스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한국의 사정은 더 어렵다. 시중에 곧잘 회자되고 있는 G사이트는 지난해 12억원의 매출에 비해 순손실 6억원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H·D·S사이트 등도 손익분기점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생각된다.

 국내 웹콘텐츠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들여다보면 우선 고객의 수가 너무 적다. 아마존은 구매실적이 있는 고객수만 1000만명을 넘고 있다. 미국 유명 웹사이트의 평균 실질고객수는 500만명을 상회한다. 우리의 경우 미국의 10분의 1 정도만 쳐도 후하게 본 것이다. 평균 구매액수가 같다고 간주하더라도 고객의 수가 임계점(Critical Mass)에 못 미치고 있다. 평균구매액의 차이를 감안하면 더욱 어렵다고 할 수밖에 없다. 또 광고수입이 매출액에 현저한 공헌을 하기에는 역시 방문 또는 실질고객수가 그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결국 근본적으로 적은 수의 고객특성을 가진 우리나라의 콘텐츠 서비스는 우리 체형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체계적으로 재정립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회원수를 늘리기 위하여 국제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해 외국고객을 회원으로 끌어들이는 것 등은 기본으로 하더라도 몇가지 더 중요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회원의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원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평균구매액이 높은 우량고객을 많이 초대하고 유지하는 노하우를 연구해야 한다. 외국인의 시각으로도 놀랄 만한 인터넷 멀티문화센터(인터넷PC방)는 그 자체가 회원응집력이 커 훌륭한 우량고객이 될 가능성이 크고 그런 쪽으로 육성해야 한다.

 또 실제 구매권을 갖고 있는 주부들을 고객으로 유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부고객에 대한 조직적인 교육프로그램과 교육장소, 그리고 피부에 와닿는 동기유발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냉장고를 가장 경제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동네에 있는 인터넷PC방에 가서 인터넷을 통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또 경험하도록 해야 한다.

 회비도 적절히 부담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우선 회비를 받을 수 있을 만큼 회원에게 가치를 줄 콘텐츠 개발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회비가 회원의 권리를 상당부분 보호하는 방식도 시도함직하다. 회원들이 그 사이트에서 제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받았을 때 제품이나 서비스의 수리나 반품, 환급, 품질의 보증, 사용중 사고에 대한 보험 등을 회비에 부가하여 회원들의 구체적 이익을 보장하고 기존 시장과의 비교우위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웹사이트 비즈니스는 어차피 통신수요를 유발하므로 기간 및 부가통신사업자들과 협의해 통신 및 접속료의 일정부분을 배분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함께 검토하여야 한다.

 좋든 싫든 우리나라가 21세기 정보선진국이 되기 위해 웹사이트 비즈니스나 그것을 지원하는 사업을 육성하여야 하고, 본격적 비상을 위해서는 우리 체형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연구가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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