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사 애플리케이션 통합(EAI) 시장이 당초 예상과 달리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에 소개된 EAI는 전사적 자원관리(ERP), 공급망 관리(SCM), 데이터 웨어하우스(DW) 등 별개로 운영되는 이기종 애플리케이션을 효과적으로 통합해주고 지역적으로 분산된 업무환경을 원활하게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ERP 이후의 최대 미래시장으로 간주돼왔으며 올해부터 대기업 수요가 활발하게 일어나 시장규모가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과는 달리 현재 EAI 시장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올 상반기 EAI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일부 대기업 외에는 추가 수요처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 구축작업을 진행중인 업체들의 경우도 올해 단일 프로젝트가 100억원대를 넘을 것이라는 공급업체들의 주장과는 달리 20억∼30억원 수준의 비교적 소규모 프로젝트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같은 추세로 간다면 올해 EAI 시장은 50억∼7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몇달 전만 해도 EAI 도입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들이 많아 매출이 크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 상황으로 보면 올해 EAI 시장에서는 그다지 큰 수요를 기대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업무 애플리케이션 인프라가 비교적 잘 구축된 미국 시장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아직 개별 업무 시스템 구축에 급급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EAI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한 EAI가 기존 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해온 것과 어떤 차별성이 있으며 어느 정도의 투자대비 효과가 나는지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기업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공급업체들도 2∼3년 후 EAI 수요가 본격화한다고 보고 당장의 매출보다는 인지도 제고와 장기적인 전략 마련을 통해 향후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MQ시리즈 인티그레이터」를 공급해 참조사례 확보에 성공한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각종 세미나와 고객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EAI 도입의 필요성과 구축 방법 등을 알려나갈 계획이다. IBM은 최근 본사 차원에서 전세계 5개국 8개 도시에 EAI 지원센터를 개설함에 따라 국내 시스템 통합(SI) 업체들이 일본 도쿄센터를 이용해 「MQ시리즈」 기반의 EAI 솔루션을 개발하고 테스트,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의 EAI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는 한국오라클(대표 강병제)은 7일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OOW) 99 행사에서 자사의 EAI 솔루션과 LG전자 프로젝트 사례를 발표하는 등 인지도 제고에 나서고 있으며 2000년대 시장에 대비해 더욱 기능을 향상한 차기 EAI 프레임워크와 요소기술들을 본사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BEA코리아(대표 심풍식)는 본사 차원에서 전략제휴를 맺은 HP와 국내에서도 협력관계를 맺고 EAI 사업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이며 미들웨어인 턱시도, e링크에 대한 영업을 강화해 이를 EAI 수요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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