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전자산업과 경영자의 마인드

박호영 가트 사장

 한국의 전자산업은 50여년 정도의 역사만으로도 다른 산업분야보다도 훨씬 더 많은 실적을 쌓아왔고 앞으로 몇 달 남지 않은 2000년대에도 우리나라 산업의 중심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따라서 전자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나 경영자는 다가오는 21세기의 주역으로 당당히 대접받아야 하고 또한 그에 상응하는 전문가적 자긍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전자산업의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기술수준은 과연 어디에 도달해 있는지에 대한 자문을 때때로 하게 된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정보통신 분야에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미래 전자산업의 진로를 좌지우지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은 그 동안 쌓아온 애플리케이션 분야의 선두적 위치를 고수하고자 더욱더 기술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또 중국을 비롯한 신흥 공업국들은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그 동안 한국이 점유하고 있던 중·저가 OEM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우리나라의 뒤를 따라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전자산업의 돌파구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국내 전자산업은 그 동안 국가정책에 부응해 단기간에 외형적인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는 하드웨어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기술은 아날로그 시대에는 큰 무리없이 기술적 시장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눈 앞에 다가온 21세기 디지털의 시대에는 우리에게 하드웨어적 기술보다는 소프트웨어적 기술력의 보유를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시대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물론 이 분야에 대한 투자는 즉각적으로 매출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선도적 기술을 개발하고자 할 때 가능한 것이다.

 지금 한국의 전자산업은 이대로 중·저가 OEM시장에서 가격적인 시장에 접근하느냐 아니면 새로운 기술적 분야로 진출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것이냐 하는 기로에 서있다.

 우리나라 전자산업이 후자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진정한 벤처정신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이것을 지원할 사회적 인프라가 형성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과제는 전자산업에 종사하면서 벤처기술에 도전하는 경영자들이 좀더 확고한 벤처 경영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최선의 성공으로 생각하기 이전에 사업에서 번 돈을 신기술 개발에 다시 투자하는 진정한 벤처기업인이 더욱 많아져야 하는 것이다.

 전자산업은 자원과 재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인적 자원으로 승부를 걸어 세계에 한민족의 위상을 펼칠 수 있는 어찌보면 20세기가 가져다 준 새로운 산업사회의 혜택이기도 하다.

 또한 지금은 아날로그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우리에게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기회는 우리세대에 다시 맞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신기술과 신상품을 개발해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는 벤처경영인이 더욱 많아져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미래를 더욱 빛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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