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밀레니엄 CEO (1)

 정보사회는 산업사회와는 애초부터 뿌리를 달리한다. 산업사회에서의 힘이 기계나 이를 움직이는 동력이었다면 정보사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과 이를 소유한 지식인이 핵을 이루게 될 것이다. 때문에 새로운 천년이 불과 몇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금 이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새 천년을 이끌 정보통신 분야 젊은 CEO들의 활약에 더욱 기대를 걸게 된다. 새 밀레니엄을 이끌어갈 사업가들의 창업스토리와 사업전략을 알아보는 「밀레니엄 CEO」를 연재한다.

<편집자>

이스라엘 체크포이트사 길 슈웨드

 젖과 꿀이 흐르는 예언의 땅 이스라엘이 지금은 첨단 벤처업체의 요람이 됐다. 체크포인트(Check Point Software Technologies)는 이곳에서도 가장 성공한 벤처의 모델이다.

 인터넷 주식이 황금주가 되고 있지만 실제로 인터넷사업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업체는 거의 없다. 인터넷 분석가 마크 유젬은 『이름 있는 넷 플레이어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반면 시큐리티 업체들은 이미 놀라운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터넷시대가 될수록 더욱 많은 업체들이 시큐리티의 위험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내부 또는 외부로부터 네트워크에 구멍이 뚫린다면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손실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시큐리티 업계의 강자는 대부분 이스라엘 업체들이다. 아직 우리나라 벤처업체들이 나스닥의 문을 두드리지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스라엘은 시큐리티 업체를 중심으로 나스닥에 잇따라 입성하고 있다.

 이스라엘 시큐리티 업체의 선두주자는 기업용 네트워크 방화벽 시장의 거의 40%를 차지하는 체크포인트사.

 창업자 길 슈웨드의 성공스토리는 이제 이스라엘의 모래 사막을 떠도는 전설이나 다름없다.

 슈웨드는 10살 때 처음으로 컴퓨터를 만지기 시작했고 군대에 갈 때쯤 이미 유능한 프로그래머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군복무 기간 동안 컴퓨터에 몰두해 제대할 때는 이스라엘 방위군이 인정하는 1급 프로그래머가 됐다.

 그는 군에서 만난 슈로모 크레이머와 함께 네트워크 보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로 마음먹는다. 아직 월드와이드웹이라는 이름조차 낯설었던 당시 두 사람이 보안 솔루션을 선택한 것은 군대 시절 중요한 군사 기밀을 보호하기 위해서 다양한 네트워크로부터의 접근을 통제했던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93년 여름, 슈웨드와 크레이머는 텔아비브의 푹푹 찌는 아파트에서 하루 10시간씩 컴퓨터와 씨름하면서 기업용 네트워크에 대한 안팎으로부터의 불법적인 침입을 막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아파트에는 에어컨도 없었고 하루 3L씩의 콜라를 마시면서 더위를 식혔다.

 그들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체크포인트사를 설립해 바이러스와 원치 않는 웹 콘텐츠를 차단해주는 「파이어월­1」, 버추얼 개인 네트워크를 만들어주는 「VPN­1」을 선보였고 이들 시스템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최고의 네트워크 시큐리티라는 평을 받으며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같은 고객을 유치한다. 또 예루살렘 헤브루대학의 개발 프로젝트를 따내는가 하면 이스라엘 C3I(Command, Control and Communication systems)에도 깊숙이 관여하게 된다.

 슈웨드가 제시하는 체크포인트사의 4가지 성공전략은 첫째 다양성(Diversity), 둘째 창조성, 유연성과 틀에 박히지 않은 사고(Creativity, Flexibility & Non­conventional thinking), 셋째 글로벌화(Globalization), 그리고 마지막으로 팀워크(Team Work)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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