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용자들의 한결같은 희망은 통신속도 향상이다. 가정에서 구리 전화선에 의존했던 네티즌은 더욱 그렇다. 가정에서 거북이 모뎀을 통한 인터넷 접속은 즐거움보다는 고통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민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네티즌의 고민을 덜어줄 고속 인터넷 기술이 최근 속속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표적인 고속 인터넷 기술로는 기존의 전화선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통신속도를 높일 수 있는 종합정보통신망(ISDN)과 디지털가입자선로(ADSL)외에 유선방송(케이블TV)을 위해 설치된 동축케이블을 이용하는 케이블 모뎀 등을 꼽을 수 있다.
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대중화에 불을 댕긴 것은 하나로통신이 지난 4월 시내전화와 연결한 ISDN과 ADSL 기반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자 한국통신도 새로운 서비스를 속속 내놓으면서부터.
여기에 케이블TV망을 이용해 서비스를 하고 있는 두루넷도 초고속 인프라를 이용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무기로 수요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드림라인·오버넷 등도 이 시장에 가세해 사업자간 불꽃 튀는 대결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는 속도가 제대로 나오기만 하면 그동안 전화선 모뎀의 느린 전송속도에 불만을 가져온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ISDN은 64Kbps급 전화회선 2개와 9600bps급 신호채널을 하나의 케이블에 묶어 음성은 물론 데이터 통신, 팩스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비해 ADSL은 가입자의 동네나 아파트 단지까지는 광케이블을 연결하고 거기서부터는 기존 전화선으로 모든 가정과 연결해 인터넷과 전화 서비스는 물론 주문형비디오(VOD)까지 고속으로 제공한다. 전송속도는 8Mbps로 일반 전화선의 최고속도인 56Kbps보다 이론적으로는 140배 가량 빠르다. 1초에 단행본 3권 분량의 정보를 주고받고 2시간짜리 영화 1편을 2분이면 전송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ADSL은 거리 제약을 크게 받는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기존 전화선을 그대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한국통신과 같은 전화선 사업자들의 지지를 받아 요즈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하는 추이를 보면 이러한 경향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8월말 현재 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는 모두 37만5000명으로 ADSL 가입자는 5만6000명에 불과한 반면 ISDN은 18만8000명, 유선방송망을 이용하는 케이블TV 서비스는 12만3000명에 이른다. 그러나 ADSL은 가입자가 지난 5월 2만5000명에서 8월 5만6000명으로 불과 3개월 만에 100% 이상 급증했다.
더욱이 삼성전자가 최근 가정의 PC에 모뎀처럼 쉽게 설치할 수 있는 uADSL을 개발함에 따라 ADSL 가입자 증가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정보통신부 이재홍 초고속정보망 과장은 『2002년 국내 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는 230만명이 될 것이며, 이중 50% 이상이 ADSL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서비스 사업자들간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먼저 지난 4월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하나로통신은 6월까지 이용요금을 할인해 주는 「인터넷푸른축제」를 시행, 두 달 동안 신규 가입자를 4만명 이상 확보하는 등 기세를 올렸다. 하나로통신은 행사기간에 가입신청을 할 경우 ADSL 서비스인 「초고속 인터넷 플러스 전화」(기본료 월 5만원)를 1년 동안 월 3만8000원에 이용하도록 했으며 「고속 인터넷 플러스 전화」 상품에서도 ISDN 서비스에 필수적인 UTA 카드(13만2000원)를 1년간 무상 임대해 준 것이 주효했다.
경쟁업체인 한국통신도 자사 인터넷 접속 서비스인 코넷과 기존 ISDN 서비스를 보완해 내놓은 ISDNⅡ와 연계한 「스피드 코넷」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코넷 접속료를 1만2000원에서 9000원으로 25% 내리고 ISDNⅡ와 코넷 서비스를 함께 사용할 경우 매월 코넷 접속료를 30%까지 할인해준다. ISDNⅡ나 코넷 중 어느 한 가지 서비스를 이용하던 가입자가 한 가지 서비스를 추가로 신청할 때 「스피드 코넷」에 가입하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이미 두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는 가입자는 새로 「스피드 코넷」 가입신청을 해야만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지난해부터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서비스를 제공해 온 두루넷은 음성전화 서비스 대신 다양한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부가 서비스를 무기로 가입자 확대를 위한 이벤트를 펼치는 등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두루넷은 이를 위한 부가 서비스로 우선 CD롬 타이틀을 일일이 구입하지 않고, 네트워크를 이용해 마치 자신의 PC에서 타이틀을 실행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타이틀 온 디맨드(TOD)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두루넷은 또 앞으로 영화 전편을 실시간으로 서비스하는 VOD 서비스, 원격 서비스, 인터넷 방송 등 기존 인터넷 서비스에서는 할 수 없는 풍부한 멀티미디어 부가 서비스를 제공, 가입자를 늘린다는 전략도 마련했다.
이러한 고속 인터넷 서비스도 광가입자망, 위성인터넷 등과 비교하면 초라해진다. 먼저 광가입자망은 일반 가정에까지 광케이블이 연결되는 서비스로 올해 초부터 대형 건물이나 대단위 아파트 단지에 본격적으로 설치되고 있다. 통신속도는 55∼수백Mbps로 환상적이다.
하나로통신이 전국 100여개 빌딩과 78개 아파트에서 광가입자망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한국통신도 올해 안에 광케이블 설치 빌딩을 2400여 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도 발벗고 나섰다. 전국을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초고속정보통신망사업」을 위해 2015년까지 10조∼2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외딴 섬과 산간오지 등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들을 위한 위성인터넷 서비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위성인터넷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 송파구에 있는 문정초등학교에서 시범 실시하고 있는 인터넷 교육방송을 들 수 있다.
초등학교 컴퓨터 교실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코네스(대표 이태석)는 지난 3월부터 문정초등학교, 삼성SDS 등과 공동으로 위성인터넷망을 통해 교육방송(EBS)의 교양 및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위성 인터넷교실을 운영,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서비스는 각급 학교에 위성 안테나와 수신장치를 설치한 뒤 3Mbps의 초고속 인터넷망을 통해 EBS의 교육프로그램을 VOD파일로 변환해 전송, 24시간 언제든지 원하는 시간에 시청할 수 있다.
이 첨단 멀티미디어 교육은 하스미디어사가 EBS의 교육방송 프로그램을 VOD데이터로 가공하고 코네스가 삼성SDS의 위성 인터넷망을 통해 컴퓨터 교실을 운영하는 220개 초등학교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게 되며, 각급 학교는 별도의 추가비용 없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코네스는 위성 인터넷망을 사용할 경우 현재 각급 학교에 설치되어 있는 256Kbps의 전용선보다 5배 이상 빠른 속도로 고화질의 동영상을 제공할 수 있으며 동시접속 인원이 30명을 넘더라도 속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서비스는 한국통신의 무궁화 위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산간벽지나 농어촌 등 인터넷서비스가 되지 않는 지역의 학교에서도 정보화 교육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이 회사는 덧붙였다.
또 최근 발사된 무궁화 위성 3호에는 1·2호를 합친 것보다 많은 총 33기의 방송·통신 중계기가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초고속 멀티미디어 인터넷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통신 황보한 위성단장은 『무궁화 3호에는 한반도 전역에 155Mbps의 속도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이 있다』며 『내년 6월부터 상용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호에는 20∼30㎓ 고주파 대역 통신 중계기 3기가 있는데, 이를 통해 초당 155Mbps의 위성 멀티미디어 인터넷을 6개 채널까지 제공할 수 있다. 이것은 하나로통신과 두루넷 등 기존 고속 인터넷서비스의 최고 속도보다 20∼40배 빠른 것. 인터넷 방송을 통해 TV처럼 자연스럽게 동영상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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