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미쓰비시, 모니터사업 통합

 일본 NEC와 미쓰비시가 모니터 사업을 통합하기로 합의했다.

 「일간공업신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NEC와 미쓰비시는 이같이 합의하고, 내년 1월까지 공동출자 회사를 설립해 새 회사에 양사의 관련 사업부문을 모두 이관할 계획이다. 특히 해외 공장도 새 회사로 통합할 계획이다.

 양사의 이번 제휴는 액정표시장치(LCD)에 강한 NEC와 브라운관 부문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미쓰비시가 상호 보완적 관계를 구축해 한국 및 대만 업체의 저가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 회사는 NEC와 미쓰비시로부터 핵심부품인 LCD와 브라운관을 공급받아 PC용 모니터 및 디지털가전용 모니터로 생산, 양사 각각의 브랜드로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제휴에 앞서 NEC는 NEC가고시마의 LCD 생산라인을 증설키로 했으며 미쓰비시도 아사히초자와의 합작회사를 완전 자회사로 흡수한 데 이어 브라운관 전문 공장인 교토제작소에도 신규 투자를 단행하는 등 모니터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EC는 이번 제휴를 계기로 그동안 LCD와 모니터의 생산을 위탁해 온 NEC홈일렉트로닉스(NEC HE)를 사실상 해체해 NEC로 흡수 통합할 계획이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 미니해설

 그동안에도 모니터를 비롯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대형 업체간의 제휴는 적지 않았으나 대부분 액정 생산라인 및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 차세대 TV에 관한 것이었고 거액의 설비 투자비용이나 개발비용을 분담함으로써 위험부담을 경감하는데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NEC와 미쓰비시의 제휴는 모니터의 최종 공정을 통합하기로 한 점에서 기존에 있었던 제휴와는 성격이 다르다.

 양사가 손을 잡은 배경에는 극심한 적자에 시달려 온 NEC HE를 어떻게든 처리해야 하는 NEC측의 속사정이 내포돼 있다.

 지난 3월 결산에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NEC는 경영혁신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웠는데 그 중 하나가 NEC HE의 처리문제였다.

 NEC HE는 옛 「신일본전기」 시절에는 백색가전 사업에 주력했으나 가전제품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누적된 만성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96년에는 NEC의 지원을 받는 한편 가전사업에서 철수키로 하고 컴퓨터용 모니터 및 기억장치 사업에 주력해 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모니터 사업을 새로 설립하는 공동 출자회사에 이관한다는 것은 NEC HE의 단독 재건을 단념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NEC는 차세대 기억장치인 광디스크의 개발이나 PC일체형으로 판매하는 액정모니터 사업을 본사 소관으로 하는 등 NEC HE의 사업영역을 점차 축소해 온 것을 놓고 볼 때 NEC HE의 해체는 정해진 수순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한편 모니터는 PC와 세트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PC 사업부문이 없는 미쓰비시에게 일본 최대 PC업체인 NEC와의 제휴는 모니터 사업의 적자를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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