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2000만 인터넷 인구시대 대비하자

하원규 전자통신연구원 정보기반연구팀장

 인터넷 인구와 경제규모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월 현재 세계 인터넷 인구는 1억6000만명, 호스트수는 최근 5년간에 약 20배 늘어나서 4300만개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인터넷 이용으로 얻어진 미국의 총수익은 3014만 달러에 이르며 120만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됐다고 미국 텍사스대의 조사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이쯤 되면 사이버 공간은 이용인구 면에서 새로운 신대륙의 위상을 확보했고, 미국의 인터넷 경제규모만 따져도 GDP로 환산해 스위스를 상회하는 세계 18위의 전자국가를 탄생시킨 셈이다.

 전자신문사와 한국인터넷정보센터가 공동조사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7월 현재 국내 인터넷 이용자는 499만6000명으로 전월 대비 8.1%나 증가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개인도메인명 등록이 허용된 지 불과 2개월 만에 10만건을 넘어 세계 5위의 사이버 부동산 소유국이 됐다.

 현 추세대로라면 정부의 정보화촉진기본계획인 사이버 코리아 21에서 목표로 하는 2001년에 1000만명의 인터넷 이용자를 확보한다는 정책을 수정해야 할 정도로 인터넷 대중화 붐이 앞당겨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인터넷 인구가 전화가입자수에 버금가는 2000만 사이버티즌(cyber+citizen) 시대에 대비해 지금 우리가 준비해야 할 인터넷 대국화정책은 무엇인가를 짚어보기로 하자.

 첫째, 인터넷을 전화의 뒤를 잇는 21세기 기본통신수단으로 자리매김하는 새로운 보편적 서비스의 개념과 체계를 확립할 때다. 지금까지 보편적 서비스는 전화서비스에 대해 전국민이 전국 어디서나 이용하기 쉬운 요금으로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젠 전자우편이 새로운 기본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전자적 행정·금융·상거래 그리고 원격교육 등에서 보듯 인터넷을 기반으로 서비스가 개선되고 시스템이 재편되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인터넷에 대한 사회적·기술적 격차를 최소화해 모든 국민에 대해 염가로 확실하게 즉시 인터넷 정보에 접근하고 인터넷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디지털경제 혁명을 선도하는 첩경이 아닐까 한다.

 둘째, 차세대 정보망 구축에 대한 대담한 발상전환이 필요하다. 이후 네트워크의 발전속도를 전망하면 전문가들은 매년 2배 속도로 빨라져서 3∼4년 후에는 현재 속도의 약 10배, 6∼7년 후에는 약 100배로 그리고 9∼10년 후에는 약 1000배로 증대될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예컨대 2005년경까지는 2000만 인터넷 이용자가 각 가정에서 동영상을 포함한 현재 100배의 고속 데이터량을 처리하는 초대용량 차세대 정보기반을 준비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있다.

 또한 이러한 거대 정보유통 플랫폼이 인터넷을 기축으로 하는 패러다임 체계와 연동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며 네트워크를 흐르는 트래픽의 대부분이 데이터통신이라는 것도 부인하지 않는다. 단적으로 말해서 음성전화 중심의 교환망 체계에서 데이터 트래픽 중심의 IP망 체계로의 대전환이다. IP네트워크가 세계 경제와 문화를 지배하는 핵심기반으로 발전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우리의 차세대 정보통신망 공급전략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셋째, 활발한 가치창조와 경제적 기회가 창출되고 있는 전자대륙(Cyberspace)의 개척 및 활용을 촉진하는 인터넷 상시접속, 정액제 요금체계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이 전화의 연장선상에서 IP망으로의 접근과 이용을 규정하는 현재의 종량제 요금구조 하에서 한국의 빌 게이츠의 탄생을 기대하기에는 기본토양이 너무 척박하다. 인터넷 선진국에서는 정액제, 24시간 상시접속제도를 이미 채용하고 있고 도전적인 통신사업자들은 IP네트워크화에 따른 저비용의 장점을 살려서 세계 동일가격화라는 통신요금 파괴에 저돌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다만 새로운 인터넷 요금체계 도입에 있어서는 네트워크의 공유성에 입각한 물리적 비용과 사회적 비용의 적절한 조화를 모색해 혼잡비용 등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함께 강구돼야 할 것이다.

 넷째, 가전제품과 일상용품이 자연스럽게 인터넷에 연결되는 모든 장비의 인터넷 접속환경(Internet for All Devices)을 겨냥한 시장개척에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 현 단계의 인터넷은 PC라고 하는 플랫폼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PC뿐만 아니라 TV·이동전화기·게임기·IC카드 등 디지털 가전과 장비가 인터넷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되는 1용품 1인터넷 코드시대로 발전하게 된다.

 현재의 통신시장은 가입자선에 통신서비스의 부가가치를 집중시키는 라스트 원 마일 사상이지만 홈네트워크 기기나 AV장비를 통신인프라에 접속시키는 가전회사의 입장에서는 퍼스트 원 마일이다. 모든 가전의 인터넷시대에는 가전회사화한 통신회사로서 퍼스트 원 마일 전략으로 도전하는 근본적 경영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다섯째, 광활한 전자공간을 불편없이 누비면서 원하는 사이트에 쾌적하게 접속되는 1초 정보권의 구현을 지식정보시대를 선도하는 정보통신정책의 목표로 해야 한다. 정보수요자가 네트워크에 접속해 원하는 정보에 도달하고 필요한 정보를 전송하는 시간 등을 최소화시키는 체감정보고속도로 내지 전자생활권 개념이 곧 1초 정보권이라 할 수 있다. 흔히들 PC와 인터넷을 20세기 최대의 발명품이자 21세기를 위해 인류가 준비한 최대의 걸작품이라고 한다. 바로 이 위대한 과학의 산물을 범국민적 차원에서 잘 갈고 다듬어 새로운 천년기를 대한민국의 시대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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