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손정의는 초점을 발명에 맞추지 않고 유통에 맞추었다. 나는 그가 만든 일본의 소프트뱅크 잡지 구독자다. 그 역시 처음에는 직원이 모두 두 명이었다. 직원이 두 명밖에 없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그것은 자본이 적었기 때문에 많은 직원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1개월 후에 독립된 사무실을 갖는다는 것은 개발한 자동제어장치 시스템 FA33으로 계약을 하기 때문이다. 미화 오십만 달러가 들어오게 되면 나는 독립된 사무실을 낼 것이고, 직원을 두명 더 확충할 것이다. 그리고 서적 외판사의 성지숙처럼 『비서실입니다』라고 말하지는 않지만,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여직원을 한 명 채용할 것이다.
한용운의 아내는 커피를 마시고 사무실을 떠났다. 그날밤도 꼬박 새웠다. 새벽 다섯시에 잠을 잤는데, 해가 떠오른 아홉시 무렵에야 깼다. 옆방에 모여든 서적 외판원들의 떠드는 소리를 듣고 깼던 것이다. 우리는 늘 그랬던 것처럼 사우나탕으로 가서 목욕을 하고 나와서 해장국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 작업을 계속하였다.
점심 무렵이 되었을 때 옆방의 성지숙이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문조차 열지 않고 칸막이 너머에서 『최 사장님 찾는 전화예요』라고 소리쳤다. 그녀는 방 사장으로부터 비서실이라는 말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가끔 잊었는지 『비서실입니다』라고 하면서 전화를 받곤 하였다. 나를 찾는 전화에도 그 말을 했는지 수화기를 들자 킥킥거리고 웃는 소리가 들렸다.
『비서까지 두었냐?』
한동안 소식이 없던 배용정의 목소리였다.
『형, 오래간만이오. 어떻게 알았어요. 난 소문을 내지 않았는데.』
『무슨 소리야? 살림 차렸다는 소문이 장안에 퍼져 있는데.』
벤처창업을 그는 살림 차렸다는 말로 표현했다.
『동양컴퓨터산업사에 전화했더니 거기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더군. 그리고 한 건 했다면서?』
『한 건이라니요?』
『일본에 뭘 팔았다면서? 오십만 달러를 벌었다면서?』
일본 업체와 오십만 달러 계약을 맺는다는 소문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퍼졌는지 알 수 없었다. 내가 동양컴퓨터산업사의 노지우 과장에게 무심결에 했던 말을 들은 모양이었다. 그는 장난기가 없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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