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보호 시장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동안 사용자들의 낮은 인식도 때문에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왔던 정보보호 분야가 인터넷 비즈니스 확산에 따라 새롭게 주목받으면서 올해 큰 폭의 시장확대를 예고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분야별로 특화된 기술력을 축적한 전문업체들이 눈에 띄는 매출신장세를 보이면서 올해 보안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업·금융권 등을 중심으로 개방형 인터넷 환경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보보호 대책 마련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서버 등을 제외한 순수 보안시장이 지난해 100억원 규모에서 올해는 400억원 이상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퓨쳐시스템(대표 김광태)은 올해초 가상사설망(VPN) 암호장비인 「시큐웨이스위트」를 선보이면서 정보보호 시장에 진출, 지금까지 이 분야에서만 64억원 규모의 납품계약을 맺었다.
퓨쳐시스템은 상반기에 VPN서비스를 준비하는 통신사업자들과 공공기관·금융기관 등을 대상으로 6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금융권 등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100억원으로 잡았던 올 매출계획도 120억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이대로 실현된다면 단일 정보보호 제품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큰 매출규모가 될 전망이다.
대중적인 확산이 예상되는 침입차단시스템(일명 방화벽)은 지난해에 비해 배 가까운 성장이 예상된다. 시큐어소프트(대표 김홍선)는 올해 자사 「시큐어실드수호신」 방화벽 290여카피를 공급하면서 지금까지 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어울림정보기술(대표 장문수)도 올들어 140여카피를 판매, 25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에 따라 올해 방화벽 시장은 전체적으로 500카피, 최소 100억원 이상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인증기관(CA) 및 암호화 솔루션은 금융권 등의 인터넷서비스 도입 붐에 힘입어 역시 시장확대의 촉매제가 됐다. 미래산업 자회사인 소프트포럼(대표 안창준)은 올들어 지금까지 40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CA솔루션인 「SFCA」 「SFRA」와 암호솔루션인 「제큐웹」 「제큐어넷」은 금융권·인터넷서비스업체 등을 대상으로 25억여원의 실적을 나타냈다.
암호 및 인증솔루션 전문업체인 이니텍(대표 권도균)도 자사 CA 및 암호솔루션으로 올들어 지금까지 20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려 정보보호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잡았다. 이니텍은 특히 정보보호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지불서비스 전문업체인 이니시스, 보안컨설팅 전문업체인 A3시큐리티컨설팅 등 소그룹화를 추진, 각종 응용분야 시장을 공략중이다.
인젠(대표 임병동)은 자체 개발한 서버용 침입탐지시스템(IDS) 「네오가드」, 네트워크 기반 IDS인 「네오왓처」 등으로 지금까지 13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펜타시큐리티시스템(대표 이석우)도 공개키기반구조(PKI) 솔루션인 「아이작」과 네트워크 기반의 IDS 「사이렌」 등의 매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로써 올해 국내 정보보호 시장은 지난해 100억원 수준에서 무려 4배 이상 성장한 400억원 규모로 늘어나 사실상 정보기술(IT) 시장의 한 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보보호센터 이철수 원장은 『최근의 이같은 현상은 정보보호에 대한 사용자들의 인식변화가 주된 원인이지만 특정영역에서 국내 전문업체들의 기술력이 크게 향상된 점도 한몫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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