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저장장치업체 "짝짓기" 활발

 올 들어 대용량 저장장치 업체들이 활발한 제휴를 맺으면서 시장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대형시스템용 저장장치 업체들이 이처럼 적합한 파트너를 찾아 전략적 제휴를 통한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무엇보다 이 부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

 올해 추정되는 국내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은 2500억원 규모. 앞으로 수년 동안 연평균 50% 이상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이 시장을 겨냥한 업체들간 전략적 제휴를 통한 협력은 그 어느때보다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제휴는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와 창명시스템 등 국내 저장장치 전문업체는 물론 한국HP·LG히다찌·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세계 유력 정보기술(IT) 업체들까지 망라돼 있어 시장주도권 경쟁이 한층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우선 관심을 끄는 업체는 최근 국산 서버 전문업체로 각광받고 있는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 이 회사는 지난달 ASIC 설계 전문업체인 아라리온과 보급형 저장장치(RAID) 부문에서 협력체제를 구축, 공동개발과 판매를 통해 저장장치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 회사는 자사 RAID 제품이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나다는 점을 한층 부각시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오픈시스템용 저장장치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LG히다찌도 이 부문의 영역확대를 위해 RAID 전문업체인 창명시스템과 협력관계를 맺기로 하고 기술지원과 제품 공동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올해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HP와 히타치의 제휴. 이들 두 회사가 본사 차원에서 저장장치 분야의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면서 세계시장은 물론 국내 대용량 저장장치 시장의 판도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이로써 국내에서는 한국HP와 히타치 제품을 취급하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대용량 저장장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면서 단숨에 이 시장의 선두업체로 부상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대용량 저장장치 부문에서 그동안 이 시장을 주도해온 한국EMC의 가장 중요한 협력업체(리셀러) 중 하나인 한국HP가 자사 제품은 물론 히타치 제품 공급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국내 저장장치 시장의 구도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HP와 더불어 최근 오픈시스템용 저장장치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도 이달초 본사에서 엔터프라이즈급 테이프드라이브 전문업체인 미국 스토리지텍과 협력하기로 함에 따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본사차원에서 이루어진 제휴는 이들 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저장장치와 백업장치를 서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조만간 스토리지텍의 한국내 현지법인인 한국스토리지텍과 파트너십을 구축, 제품라인을 크게 보강하면서 저장장치 판매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컴퓨터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저장장치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이 시장 패권확보를 위해 저장장치업체 사이 이같은 제휴와 협력관계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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