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대표 최준근)가 지난 5월에 국내시장에 내놓은 대용량 저장장치(모델명 XP256)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경쟁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HP는 이 제품이 최근 2개월 만에 14개 고객(사이트)에 18대(27TB)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약 55억원에 달한다. 특히 한국HP는 지난달 한국통신·삼성전자(반도체부문)·삼성전기·삼성유니텔·대우전자 등을 비롯한 12곳에 14대(16.5TB)를 집중적으로 공급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또 한국HP의 이같은 공급실적은 「XP256」이 출시된 후 아시아·태평양 지역내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미국 본사 차원에서도 매우 고무돼 지난달 말에는 본사 스토리지 영업매니저가 한국HP를 방문해 다각적인 판촉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한국HP는 「XP256」을 국내시장에 소개하면서 본사의 강력한 SAN 전략인 이퀘이션(equation)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고객들의 저장장치 제품 및 서비스 요구사항에 신축적이고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스위치, 허브, 파이버먹스 등을 활용해 기존 투자를 보호하면서 점차적인 SAN 환경으로 시스템 이전을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여기에 서버와 연계된 통합기술 지원, 컨설팅 지원능력도 HP 저장장치의 중요한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XP256」의 국내시장 판매가 급증하는 것은 이러한 제품력 외에도 한국HP의 저장장치 시장진입 의지가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XP256」 출시와 때맞춰 중대형컴퓨터 부문을 총괄하는 김윤 부사장 직속으로 스토리지 사업전담팀을 구성했으며 대외적으로는 효성인포메이션·LG히다찌와 협력체제를 구축, 영업망을 강화했다.
한국HP는 이를 바탕으로 고객방문을 통한 기술세미나도 적극적으로 개최하면서 밀착영업을 펼치고 있으며 앞으로 텔레마케팅과 광고판촉도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회사는 협력업체들과의 공동영업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판매마진을 높이는 등 협력체제 강화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스토리지 영업조직도 계속 확대 강화하고 있어 오는 11월 한국HP의 새 회계연도를 맞아 새로운 조직이 출범할 때에는 단단한 틀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한국HP는 이와 함께 다음달에 미드레인지 저장장치를 새로 선보이고 제품력뿐만 아니라 가격을 무기로 고객을 조속히 넓혀나갈 방침이다. 「XP256」 제품만도 이달부터 10월까지 30TB 이상 공급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EMC·한국IBM 등 최근 엔터프라이즈급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시장점유율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선도업체들의 갈 길도 바빠졌다.
<이윤재기자 yj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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