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고밀도 파장분할다중전송기술 "각광"

 통신전문지인 「텔레커뮤니케이션스 매거진」은 지난 5월호 특집기사에서 99년 통신분야 10대 유망기술들을 선정, 소개하면서 고밀도 파장분할다중전송(DWDM:Dense Wavelength Division Multiplexing) 기술을 그중 한가지로 꼽았다.

 DWDM기술은 기존에 구축돼 있는 광섬유망을 여러 개의 채널로 분할해 통신용량을 대폭 확장시켜 주는 기술. 광섬유에 기반해 통신망을 구축중인 장거리통신사업자들의 경우 이미 설치해 놓은 망을 이용해 통신용량을 늘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DWDM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레벨3커뮤니케이션스, 퀘스트커뮤니케이션스 등 신생 통신사업자들뿐만 아니라 스프린트, AT&T, MCI월드컴 등 기존 사업자들도 그 대열에 끼고 있다.

 DWDM시장은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초기시장으로, 장거리통신망에 한정된 DWDM의 활용분야를 원거리통신망(WAN), 대도시지역통신망(MAN:Metropolitan Area Network), 무선통신망 등으로 넓히고자 하는 업계의 시도가 최근 활발히 시작된 상태다.

 DWDM기술의 원리를 살펴보면, 기존의 광섬유망을 통한 전송이 하나의 광섬유 내에 단일 파장의 광신호를 전송하고 있음에 반해 DWDM은 하나의 광섬유 내에 서로 다른 다수 파장의 광신호를 다중화하여 전송하고 수신장치에서는 파장에 따라서 광신호를 분리(역다중화)함으로써 광섬유의 용량을 크게 증대시켜 준다.

 특히 광섬유망을 추가적으로 구축하거나 고속전송장비를 사용하지 않고도 망 용량을 증대시킬 수 있어 인터넷 이용의 증가와 광대역 통신의 진전 및 새로운 고대역폭 애플리케이션의 출현 등에 따른 대량의 정보를 수용할 수 있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DWDM은 현재 한 채널당 2.5Gbps의 전송속도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상용화되었으며, 머지 않아 10Gbps 시스템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WDM기술에서 각각의 신호는 OC3(155Mbps), OC12(622Mbps) 등 서로 다른 속도로 전송이 가능하며 SONET(Synchronous Optical NETwork), 비동기전송모드(ATM) 등 서로 다른 포맷이어도 상관없다. 미래의 DWDM기술은 하나의 광케이블을 OC48(2.5Gbps)의 전송속도를 가진 80개의 파장으로 분할해 총 200Gbps의 전송속도를 구현하거나 각각 OC192(10Gbps)의 전송속도를 갖는 40개의 파장으로 분할, 총 400Gbps 속도 구현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는 9만권짜리 백과사전을 1초만에 전달할 수 있는 용량이다.

 DWDM시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업체는 세계 통신장비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루슨트테크놀로지스다. 전체 22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세계 DWDM장비시장에서 29%를 차지(시장조사업체 KMI 조사결과), 이미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루슨트는 기존 DWDM장비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신제품을 속속 개발하는 한편 이에 기반한 무선통신장비를 내놓는 등 활발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루슨트가 최근 발표한 「웨이브스타 옵틱에어(WaveStar OpticAir)」 시스템은 DWDM기술을 최초로 무선통신장비분야에 접목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루슨트 산하 벨연구소에서 개발된 이 시스템은 레이저광선을 이용해 무선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함으로써 광섬유가 설치되지 않은 구석구석까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레이저와 증폭장치(Amplifier), 수신장치 등을 건물 꼭대기나 사무실 창문에 설치해두고 광선을 통해 최고 5㎞ 떨어진 거리까지 정보를 전송하도록 개발됐으며 하나의 케이블을 통해 비디오, 데이터, 음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포인트 투 포인트 방식으로 전송할 수 있다.

 루슨트는 하나의 파장을 통해 최고 2.5Gbps의 속도를 지원하는 제품을 내년 3월중 선보이는 데 이어 DWDM기술을 이용, 4개 파장을 통해 최고 10Gbps의 전송속도를 제공하는 제품을 내년 여름중 발표할 예정이다.

 10Gbps는 CD롬 15장 분량의 데이터를 1초안에 전송할 수 있는 속도로, 오늘날의 고주파(Radio Frequency)를 이용한 무선통신보다 65배 빠른 전송속도다.

 루슨트측은 기업이나 통신망사업자들이 기존 통신망을 주변지역으로 확장하는 데 자사의 웨이브스타 옵틱에어 시스템이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망을 설치하기가 쉽지 않은 대도시지역이나 대학 캠퍼스에서 특히 활용도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전시회나 스포츠행사 등을 위해 임시로 대용량 통신망을 구축하고자 할 때도 적합하다는 게 루슨트측의 설명이다.

 신생 통신사업자 글로벌크로싱이 이 시스템을 최초로 테스트하기로 했으며 올 12월까지 필드테스트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한편 루슨트는 유선장비부문에서 하나의 광케이블을 80개 채널로 분할하고 각각의 채널이 400Gbps의 통신속도를 구현, 초당 최대 3.2테라비트급의 용량을 지원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루슨트는 「웨이브스타 OLS 400G」로 명명된 이 제품을 올 4·4분기중 출시할 계획이다.

 루슨트 외에도 알카텔, 시에나, 에릭슨, 노텔네트웍스, 시카모어, 오시컴테크놀로지스, 옵티컬 네트웍스 등이 DWDM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오붐(Ovum)에 따르면 전세계 DWDM시장은 지난 1998년 약 12억달러 규모에서 오는 2002년에는 약 50억달러, 2005년에는 8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998년 기준 지역별 시장규모에서는 최대시장인 북미가 세계시장의 89%를, 유럽은 9%를 각각 차지했으나 향후 미국의 시장점유율은 계속 축소되는 반면, 유럽시장은 점점 확대되어 2005년에는 세계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아태지역도 17%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05년 기준 국가별 시장규모를 보면 미국, 일본, 영국, 독일 4개국의 시장 합계가 약 57억달러로 세계 시장의 6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경애기자 ka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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