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인터넷 비즈니스를 넓게보자

오창호 한신대 경영광고학부 교수

 최근까지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시각은 전자상거래라는 용어에 얽매여 단순히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인터넷을 통해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 하는 온라인 판매(소비자 관점에서는 쇼핑)에 상당 부분 치우쳐 왔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 쇼핑몰의 구축이나 원활한 거래를 위한 보안시스템·지불시스템·물류시스템 확보가 인터넷 서비스의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인터넷이 만들어 내는 사이버 세상은 너무나도 넓고 무한하며, 여기서의 비즈니스 기회 역시 무궁무진하다. 인터넷 비즈니스가 뻗어나가고 있는 네 가지 핵심 축을 중심으로 인터넷 비즈니스에서의 기회를 살펴보자.

 우선, 비즈니스의 형태 측면에서 보면 인터넷에서는 「단순거래(구매­판매)」뿐만 아니라 「매매중개」, 나아가서 「매매+광고」 등 여러 수익모형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까지 다양한 형태로 비즈니스가 확산되고 있다.

 물론 단순히 기존의 상품, 특히 유행상품이나 서비스의 판매를 출발점으로도 할 수 있지만 이 분야는 사실상 온라인 및 오프라인 세계의 경쟁자들과 비교해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분야다. 오히려 사이버공간에서는 디지털 상품 거래나 상품(정보) 중개가 더 적절한 비즈니스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화된 새로운 상품, 예를 들면 음악·서적·컨설팅·정보 및 각종 자료 등이 주요 거래의 대상으로 떠오르며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또 판매자나 구매자 모두 기존 시장구조에 비해 잠재 거래상대의 범위가 엄청나게 확대되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지만 이들을 스스로 확인하고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여기서 구매자에게는 판매자들에 대한 정보를 모아서 평가하고 소개해 주며, 또 판매자에게도 구매자들을 모아서 연결시켜 주는 중개업이 상당히 큰 잠재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인터넷에서 요즘 주목받고 있는 비즈니스를 보면 대부분이 매매중개·거래중개에 관련된 업체들인데 자동차매매 분야에서 Auto­by­Tel, OEM조달 분야에서 Asian Sources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나아가서 여러 비즈니스 형태나 수익모형을 결합해 기존의 거래 형태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거래도 등장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판매와 광고 수익모형을 결합하여 상품 그 자체는 원가 혹은 그 이하로 판매하되 구름같이 모여든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를 유치해 수익을 올리는 Buy.com이나 Associates프로그램과 광고 수익모형을 결합, 직접 해당 쇼핑몰에 가서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하게 하고 광고로 수익을 추구하는 ebates와 같은 곳들이 그런 곳이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두번째 축은 거래대상과 관련된 축이다. 그동안에는 기업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전개하는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to­C:Business­to­Customer)」나 「기업과 기업의 거래(B­to­B)」가 인터넷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논의와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지만 이제는 디지털 경제에서 예견되어 왔듯이 소비자 주도의 거래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간의 거래분야인 C­to­C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을 조직화·집단화하여 오히려 기업에게 거래를 요구하는 C­to­B영역까지 포함하는데, 이는 B­to­C영역보다 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eBay·amazon Auction·Classifieds2000과 같은 소비자간 거래·경매 비즈니스가 C­to­C 비즈니스의 대표적인 예라고 한다면 priceline이나 accompnay는 C­to­B 비즈니스의 선구자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세번째 전개 축은 거래범위다.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상품·서비스를 다룰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서는 오히려 전문화·특화하는 것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전문화·특화의 경우 제품이나 서비스 중의 어느 한 분야를 특화할 수도 있지만 iVillage(여성)·teen(10대)과 같은 대상으로 특화할 수도 있으며, Superfish(낚시)·DigitalChef(요리)와 같이 주제나 생활영역으로 특화할 수도 있다. 비즈니스가 전문화·특화될수록 깊이있고 전문화된 콘텐츠를 쉽게 구성할 수 있으며, 고객간의 동질성에 의해 공동체도 쉽게 형성될 수 있으므로 유리하다.

 마지막 축은 거래 영역으로서 비즈니스를 국내에서만 전개 혹은 전세계의 한국어 사용자권으로 확대할 것인가, 아예 전세계 모두를 대상으로 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물론 언어나 문화적 한계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산업분야, 예를 들면 CDMA, 섬유·직물, 반도체 등에서 B­to­B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도 있을 것이며, 그 외의 세계의 벤처업체에 대한 투자나 M&A를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잡을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이제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해 좀더 넓은 시야에서 접근하고 그 기회를 찾아야 한다. B­to­C영역의 제품판매라는 좁은 의미의 전자상거래에서 벗어나 위의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비즈니스의 초점을 맞출 때 더 큰 성공의 씨앗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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