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벤처기업 (187)

 CIA의 통신담당 부국장 헤밍웨이는 나를 위해 송별 파티를 준비한다고 합니다. 이번 유학에서 얻은 소득은 참으로 많습니다. 나는 내 신분에 과분한 많은 인사들을 만났고, 그들과 교제를 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의 컴퓨터 전문가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과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미래의 산업은 컴퓨터가 주도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었고, 나 역시 동감을 했습니다. 미국에는 이미 정보시대가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보시대에 필수적인 것은 통신과 그것을 제어할 수 있는 컴퓨터입니다. 내가 관심을 갖는 제어 기능은 기계뿐만이 아니라 인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판단하고 생각하고, 절제하는 모든 이성이나 감정도 제어 기능이지요.

 우리 인간에게는 동물이나 다를 바 없는 본능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성욕이나 분노가 대표적인 것이겠지요. 그러나 그것을 억제하고 참는 것은 바로 제어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감정은 곧 제어 기능의 활성에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와 같은 논리로 컴퓨터의 제어 기능을 개발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부학자는 인간을 분석하면 할수록 그 오묘한 기능에 감탄을 한다고 합니다. 진화를 하였든, 신이 만들었든 인간이 가지는 완벽성은 바로 그 제어 기능에서 생깁니다. 컴퓨터의 모든 프로그램은 인간의 신경세포처럼 조직적입니다. 그 조직은 바로 컴퓨터 언어이며, 컴퓨터 신경세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누가 먼저 개발하느냐, 그것이 돈이 되게 실용화하느냐에 따라서 컴퓨터 산업도 발달을 할 것이고, 정보산업에 한발 먼저 다가서게 되는 것입니다.

 귀국 날짜가 카운트 다운되면서 당신을 그리워하는 나의 감정도 증폭이 되고 있습니다. 외국에 나와서 느낀 감정 가운데 당신에 대한 그리움을 배웠고, 배웠다기보다 깨달았고, 무엇보다 무관심했던 조국에 대한 사랑을 배웠습니다. 이곳 교민들이 배타적으로 비판하는 그런 질책이나 정의감에서가 아니라, 내 부모가 있고, 내 친구가 있고, 사랑하는 내 연인이 있는 조국이라는 관점에서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조국의 현실에 대한 객관적 관심도 깊어졌던가 봅니다.

 조국의 현실이라고 돌려서 말했지만, 그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조국으로 돌아갈 것이고, 당신을 만날 것입니다. 결코 무모한 가출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11월 15일    

 미시간호변에서 최영준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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