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TV나 VCR 등 주요 가전제품에 대해 2000년 1월 1일부터 에너지 소비량을 제한키로 함에 따라 이르면 내년부터 절전형이 아닌 가전제품의 경우 유럽시장에 수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EU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목표 아래 TV·VCR·오디오·수신디코더·휴대폰 충전기 등 5개 품목에 대해 품목군별로 역내 업계 자율협정 형식을 빌려 목표치 내로 에너지 소비량을 규제하고 제조업체들의 목표치 준수 여부를 매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특히 가전제품이 작동 중지된 상태에서 소비되는 전력(대기전력)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품목군별로 최대 에너지 소비량과 적용시기는 다른데 TV·VCR는 작년 2월 이뤄진 유럽지역 제조업체들과 EU간 합의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대기상태에서 에너지 소비량이 10W를 넘어서는 안되도록 했다. 또 제조업체는 유럽가전제조업자협회(EACEM)에 자사 모델의 에너지 소비량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야 한다.
케이블·지상파·위성 등으로 디지털방송 시그널을 수신하는 수신디코더(IRDs)의 경우 내년에는 제품별로 초절전 상태에서 각각 10W·12.5W·15W이어야 하고 2003년 1월 1일까지는 각각 2.5W·5W·7.5W를 충족하도록 했다. 또한 제조업체는 소비자들에게 IRDs의 전력소비량에 대한 정보를 제공토록 요구하고 있다.
휴대폰 충전기의 경우 충전 후 대기상태에서 소비전력이 2001년 1월부터 0.5W를 넘어서는 안되며 하이파이 등 오디오는 올 상반기중 준수 목표치와 이행시기 등 세부적인 내용이 발표될 예정이다.
KOTRA는 EU의 이런 에너지 소비량 목표치가 형식적으로는 권고안이지만 업계 스스로가 목표치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강제규정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형식으로 압력을 넣고 있어 앞으로 절전형이 아닌 가전제품은 유럽시장에서 더이상 판로를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EU 가전제품 수출액은 전체 가전제품 수출액 52억달러의 15%인 8억1400만달러로 2위 수출지역이었으며, 이 가운데 TV와 VCR는 2억1300만달러 상당 수출됐다.
<구근우기자 kwk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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