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2차 구조조정 "칼바람"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대한 구조조정 바람이 올해에도 또 한차례 세차게 불어닥칠 전망이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작업을 단행한 출연연에 대해 올해부터 정부출연금을 대폭 삭감하고 그간 출연연에 우선권을 줬던 특정연구개발사업과 정책연구비(종전 기관고유사업비 중 직접비 일부를 각 부처가 집행하는 연구비) 지원 연구과제 수행대상을 산·학·연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19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출연연 경영혁신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올해 출연연에 대한 정부출연금을 지난해 대비 20% 줄이고 내년에도 20% 이상 추가 삭감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신설된 정책연구비와 출연연 전체 연구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특정연구개발사업 과제의 수행대상을 산·학·연 경쟁방식으로 전환함에 따라 출연연의 몫이 크게 줄게 됐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출연연들은 정부출연금이 연구회 소속별로 지난해에 비해 많게는 40%에서 적게는 20%씩 줄어들게 돼 외부수탁과제 유치 등을 통해 자체 수익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산업계 수탁과제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한 연구인력의 퇴출 등 추가 인력감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서정욱 과학기술부 장관은 최근 기자와 만나 『지금까지 출연연에 우선해 집중 배정해온 특정연구개발사업비를 산업계 및 대학, 연구계 등으로 확대해 올해 연구과제부터 적용하는 한편 국가중점연구개발사업 및 민군겸용기술개발사업 등을 비롯한 올 신규연구개발과제도 이같은 새로운 연구과제 공모시스템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출연연은 그간 경상운영비·인건비·기관고유사업비 등 연구소 전체 예산의 47∼48%를 정부출연금에 의존하고 나머지 52∼53%를 과기·산자·정통·건교부 등 관련부처에 발주한 연구과제 수행 등을 통해 충당해왔으나, 올해부터 이마저 산업계·대학 등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출연금을 제외한 나머지 예산을 제대로 충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올해 과기부에 기대하고 있는 연구비 예산이 출연연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30∼35% 수준에 불과하다』며 『정부 각 부처의 정책연구비 집행이 산업계 및 대학과의 경쟁방식으로 이루어질 경우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출연연이 얼마나 연구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출연연 연구회의 고위 관계자는 『대학 및 산업계와 경쟁해야 하는 출연연의 어려운 입장을 감안, 현행 연구비 산정방식인 연구과제중심(PBS)제도의 모순점을 대폭 보완해 나갈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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