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판금제관공들이 뭉쳐 소프트웨어(SW) 벤처기업을 설립,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인천소프트웨어지원센터 입주업체인 화승소프트(대표 이기선)에서 프로그램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홍순창씨(33)와 전영수씨(28).
두 사람은 모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지난해 말까지 줄곧 산업현장에서 제관사로 근무해온 생산현장 근로자였다. 그러나 IMF체제에 따른 건설경기 위축으로 사실상 실직상태에 빠진 홍씨는 지난해 초부터 그동안 학원을 다니면서 익혀뒀던 기술을 활용해 틈틈이 「판금제관용 전개도 자동생성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이 프로그램은 자동차·선박·기계 등 각종 플랜트의 3차원 입체형상을 2차원으로 펼쳐 보여주는 소위 전개도면을 자동적으로 생성해주는 SW로 그동안 미국과 독일의 제품이 고가로 수입 공급되고 있을 뿐 국산 제품은 없었다.
대부분의 제관사는 계산기 등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전개도면을 제작함으로써 시간이 많이 걸리고 계산오류의 발생가능성도 높은 문제가 있었으며 홍씨 역시 그동안 일하면서 느껴온 이런 불편을 해결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프로그램 개발로 직접 실행에 옮기게 된 것이다.
홍씨는 이렇게 개발한 SW를 직접 팔러 다니다가 또다른 산업현장 제관사로 근무하면서 역시 프로그래밍 정규과정을 이수한 전씨를 만나 의기투합해, 이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사업을 벌이기로 하고 올초 「영시스템」이라는 개인회사를 설립하는 한편 본격적인 제품개발에 착수했다.
이렇게 사업을 시작한 두 사람은 지난달 화승플랜트라는 플랜트 설비업체를 만나면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았다.
자신들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맨 처음 팔러간 화승플랜트가 이 제품에 관심을 갖고 같이 사업화해보자고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화승플랜트는 이에따라 영시스템의 지분 51%를 인수하는 형태로 직접투자하기로 했고 영시스템을 「화승소프트」라는 법인으로 출범시켰다.
화승소프트는 그동안 개발해온 전개도 자동생성 프로그램을 완성, 매뉴얼 작성 등의 마무리작업을 하고 있으며 다음달에 「익스팬더 3.0」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홍씨는 『이 제품이 외산의 절반 이하 가격이면서 기능도 우수하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내년 초에 4.0버전을 출시하고 점차 설계자동화나 자재전략 프로그램 등 오토캐드를 이용한 다양한 응용프로그램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창호기자 c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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