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쉬리

 요즘 영화 「쉬리」가 지난 2월 13일 개봉한 후 한달 만에 100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이며 한국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쉬리」는 현재 그동안 한국영화로 모두 103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던 「서편제」의 흥행기록을 깨고 개봉 후 5개월 만에 226만명 관객동원으로 최고의 흥행기록을 올린 「타이타닉」에 도전하고 있다. 여느 모임에서도 대화의 주제는 온통 「쉬리」이야기뿐이다. 젊은 세대에서는 「쉬리」를 보지 않으면 따돌림을 당하는 「쉬리 왕따」 현상까지 생겨날 정도라고 한다. 이같은 「쉬리 신드롬」의 원인은 무엇일까.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쉬리, 그 성공의 경영학」이란 보고서를 통해 성공비결에 대해 발표, 눈길을 끈다. 삼성은 「쉬리」의 성공 포인트를 재미있는 시나리오, 과감한 투자, 제작진과 출연진의 열정, 흥행에 충실한 기획 및 제작, 마케팅전략 등 다섯 가지로 꼽았다. 우선 「쉬리」 제작진은 영화에 대한 소비자의 기호가 작품성보다는 재미 쪽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철저하게 오락성에 초점을 맞춘 시나리오를 구성했으며 편당 10억원에서 15억원 정도 되는 한국영화의 평균 제작비의 2∼3배에 이르는 31억원이나 되는 거금을 투자했다. 또 흥행실적에 따라 배우의 출연료를 지불하는 러닝 개런티(Running Guarantee)제를 본격 도입하고 주연배우 선발에서도 스타의 흥행성을 중시해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한석규·최민식·송강호 등을 과감하게 캐스팅했다.

 마케팅 면에선 흥행성과에 따라 광고전략을 탄력적으로 바꾸는 방법을 활용했다. 처음에는 「30억원을 투자한 한국형 블록버스터」란 이미지를 부각시키다가 관객이 40만명을 넘어선 이후부터는 「한국영화사상 최고 흥행기록」이란 주제로 광고홍보활동을 강화했다.

 이러한 성공요인 못지 않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작진의 열정이었다는 점이다. 한국 첩보원들과 북한군 특수부대원들이 회사 구내식당 주방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을 찍기 위해 모든 제작진들이 추석귀향까지 포기할 정도로 굳은 열정을 보인 것이 오늘의 「쉬리」를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는 지적이다.

 「쉬리」의 성공은 영화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기업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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