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한국전자산업 40년> 장비.재료부문.. 신소재.재료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발전사를 살펴보면 소재·재료산업이 부품과 세트산업 발전의 기본이며 소재·재료산업 그 자체도 하나의 충분한 산업분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0년대 중반부터로 그 이전까지 이 분야는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인 산업분야로 자리잡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 소재·재료산업은 70년대 중반까지 일부 부품업체가 자급을 위해 직접 생산에 나서거나 마그네트와이어, 리드선, 규소강판 코어, 페라이트 자석 등 소수품목에 전문 생산업체가 등장하는 데 지나지 않았다.

 전자석이 채용되는 모든 전자부품에 사용되는 주요 소재인 마그네트와이어는 국내에서 지난 62년 창전사가 생산을 시작한 이래 종합전선생산업체인 금성전선·대한전선 등이 시장에 참여해 국산화가 본격 진행되었으며 리드선은 69년 현재의 대아리드선의 전신인 IE단자가 설립되면서 국내 생산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규소강판 코어는 지난 74년 설립된 한국코아가 변성기용 EI코어류를 비롯해 모터코어·초크코어 등을 본격 생산한 이후 생산업체의 증가 및 기술개발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으며 페라이트 자석은 75년 등장한 한국훼라이트가 소형모터용 등방성 페라이트 자석과 음향기기용 페라이트 자석을 생산한 데 이어 77년 도쿄마그네트와 합작으로 설립된 태평양금속이 페라이트 및 알리코 자석의 생산에 들어갔다.

 국내 세트산업이 본궤도에 오른 77년 이후 가정용기기의 수출 증가에 따라 부가가치 제고를 위해 컬러 브라운관용 유리벌브, PCB원판 및 콘덴서용 필름 생산업체가 추가 등장했고 콘덴서용 세라믹 분말과 압전소자에 대한 개발 및 생산이 진행되었다.

 80년대초까지 일본 유리업체들의 독무대였던 컬러 유리벌브시장은 지난 83년 삼성코닝이 컬러 유리벌브의 국산화에 성공함에 따라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전환되었다.

 PCB원판이 국내에서 처음 생산된 것은 지난 68년 신성기업에 의해서였으나 생산 초기 제품은 품질수준이 낮아 수요업체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이후 74년 한국오크공업(두산전자)의 설립을 계기로 국산 PCB원판의 품질수준이 점차 향상되기 시작했으며 두산전자가 84년부터 본격적인 설비투자로 품질향상 및 생산량 확대에 적극 나선 데 힘입어 PCB원판산업이 본궤도에 진입하게 되었다.

 대다수 소재·재료 및 신소재산업이 80년대 중반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해 비로소 이 분야가 부품 및 세트산업의 기반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80년대 중반 이후 90년대말까지 이 분야의 발전속도는 세트 및 부품산업에 크게 뒤처지고 있어 소재산업의 자립화를 위해서는 앞으로도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 취약한 국내 소재·재료산업을 효과적으로 육성, 2000년대 전략사업의 하나로 키우기 위해서는 초기시장 확보에 대한 리스크가 큰 소재·재료 생산업체에 대해 세트 및 부품업체가 거시적인 관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정부는 하루빨리 소재·재료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종합대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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