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자는 자연의 이치를 깨우쳐 이를 인류의 행복과 문명의 발전을 위해 활용하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기술자는 자신의 연구결과가 많은 사람들이 쓰는 상품으로 연결될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직접 상품이 될 아이디어가 아니라면 특허로 등록해 놓기도 한다. 물론 특허에도 「킬비(Kilby)특허」처럼 매년 수천억원의 돈을 벌어다주는 엄청난 가치가 있는 특허부터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고 활용도 안하는 것까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과학기술자들의 연구결과는 또한 논문으로도 많이 발표되는데 출판되는 논문의 90% 정도가 거의 읽히지 않고 나머지 10%도 실제로 활용되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흔히 대학이나 과학기술자의 실적평가 자료로 쓰이는 것은 논문 편수나 연구 수탁고 액수 등 양적인 기준들뿐이다. 기업들의 연구개발 실적을 따지는 것도 양적인 기준인 특허출원 건수다.
특허출원 건수는 거의 국력과 비례하고 있다. 국가별 연간 평균 특허출원 건수를 보면 일본이 가장 많은 33만건이고 미국이 그 다음으로 13만건이며 독일이 4만3천건이다. 우리나라의 특허신청 건수도 세계 4위일 정도로 많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특허출원자들이 특허를 출원할 만한 품목인가 아닌가를 사전에 충분히 검증해 보지 않고 마구잡이로 출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의 경우 개발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얻어 산업화하려는 의사도 없이 전시용으로 특허를 출원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 이는 기업들의 특허출원이 연말에 집중되고 일부 기업의 경우 출원만 해놓고 심사를 청구하지 않은 특허가 95%에 달할 정도라는 특허청 직원들의 지적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우리 경제의 수출 드라이브가 시작되던 60년대는 회사마다 연말까지 수출물량을 채우기 위해 다급한 나머지 제품 대신 쓰레기를 상자에 넣어 선적하여 나중에 결국 신용도 잃고 몇배로 보상했다는 웃지 못할 얘기가 있다.
많은 특허출원 건수보다 한가지 특허라도 진정 가치있는 것을 인정해주고 그것을 위해 각자 소신있게 노력할 때 우리나라는 기술경쟁력을 갖춘 국가가 될 것이다.
경제 많이 본 뉴스
-
1
법인 가상자산 투자 풀린다…비영리법인부터 단계적 허용
-
2
토스, 커머스 인재 대거 흡수…쇼핑·페이 확장
-
3
영풍, 지난해 '역대 최악 실적'…순손실 2633억
-
4
[데스크라인]법인 가상자산 투자, 혁신 기회가 되려면
-
5
골드바 품귀현상까지 부른 금값 상승, 金 ETF·실버바 강세로 번졌다
-
6
보조배터리·전자담배 기내 선반 보관 금지…초과 반입시 별도 승인 거쳐야
-
7
충남연구원, 2025년도 정책연구 본격 추진…전략과제 35건 최종 선정
-
8
한화손보, 글로벌 부품·반도체사와 연이어 사이버보험 '단독계약' 돌풍
-
9
유니온커뮤니티 日 NEC에 ODM 공급… 일본 수출 핵심 채널 확보
-
10
[ET라씨로] 코리아써키트, 영업익 흑자전환 기대감에 주가 22%↑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