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이동전화 문화 정착

박만식 SK텔레콤 수도권지사 유통관리팀장

 지난해 우리나라는 이동전화 1천만시대를 맞았다. 이제 국내 이동전화서비스 시장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휴대폰이 출현한 지 10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이동전화는 가장 중요하고 활용성이 높은 생활의 일부로 우리들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이동전화의 이같은 확산은 정보통신시대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우편에서 전화, 또 무선호출기로 이어져온 통신수단의 흐름이 이동전화라는 개인용 단말기로 꽃을 피우고 있는데 이동전화는 PC와 함께 당분간 정보통신시대의 총아로 사랑받을 전망이다.

 시대의 흐름, 특히 의사소통 방식의 변화는 사람들에게 이에 걸맞은 변화를 요구한다. 특히 유교적인 사상을 기반으로 국민 정서가 정립돼온 우리에게 개인통신시대에 맞는 예절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바꾸어 말하자면 이는 아직 우리 국민 사이에 통신예절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동전화의 문제는 통화자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다. 통화자들이 주변에 끼치는 피해가 문제가 된다. 언제부터인가 이동전화는 공해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벨소리나 남을 의식하지 않는 말투 및 목소리가 주변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공연장이나 세미나장에서 울리는 벨소리는 소음공해를 넘어서 행사 자체를 방해하는 해악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또 정밀 진단기기나 치료기기의 오작동을 우려해 전원을 끄도록 요구하고 있는 병원에서의 이동전화 사용은 사람의 생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 운전중 이동전화 사용은 사고위험이 높아 자신은 물론 남에게도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다.

 개인의 편리가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줄 경우 그 권리는 일부 제한돼야 한다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요소라고 한다면 마땅히 이동전화 사용에 대한 제재도 있어야 한다. 운전중 이동전화 사용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나라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제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사용자 스스로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통신예절이다.

 통신예절을 지킨다는 것은 매우 간단한 일이다. 벨소리가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면 진동모드로 전환해 놓고 사용을 제한하는 장소에서는 이동전화를 꺼두면 된다.

 또 버스안이나 대중들 사이에서 전화를 받을 때 목소리를 낮춰 꼭 필요한 말만 하고 상대방이 누구라도 경어를 사용하면 된다.

 최근 출시되는 단말기에는 통신예절 기능이 포함돼 있다. 대부분 진동모드가 들어있고 벨소리가 울릴 때 간단한 버튼 조작으로 벨소리를 진동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적은 목소리로 이야기해도 상대방에게 또렷하게 의사가 전달되게 하는 기능을 가진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남들에게 주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동전화를 사용하는 이들도 다른 사람의 통화로 인해 불쾌함을 가진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이동전화를 사용할 때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이들이 상당수에 달한다. 이는 조금만 노력하면 지킬 수 있는 통신예절이 몸에 배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통신예절은 자연스럽게 몸에서 배어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사용자 스스로가 주변의 환경과 사람을 의식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한 해가 밝았다. 성숙한 개인통신시대에 걸맞은 성숙한 통신예절이야말로 이동통신의 유용성을 더해준다는 점을 자각해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모두가 기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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