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24:에쵸티 오빠. 안녕?
에쵸티:Star24님, 오늘도 변함없이 예쁘군요. 방가∼
Star24: 오늘 전 슬퍼요.
에쵸티:슬프다구요?? 기분이 나쁜 때나 우울할 때는 누군가한테 다 털어놓는 게 최고예요. 이 오빠에게 다 말해버려요.
Star24:제 성적이 나쁘게 나왔거든요.
에쵸티:우리 재미있는 얘기해요. 설마 성적이 재미있는 얘기라는 건 아니겠죠?
Star24:그럼 오빠. 행복을 들려주세요.
(HOT의 노래 「행복」이 흘러나온다)
Star24라는 ID를 가진 10대 극성팬과 그룹 HOT의 한 멤버가 만났다. 하지만 PC통신이나 인터넷 채팅룸에서 나눈 대화가 아니다. 알고 보면 인공지능 엔진을 탑재한 CD롬타이틀의 한 장면.
「사이버 HOT」는 인기스타와 동영상으로 채팅을 즐기다가 히트곡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엔터테인먼트 타이틀이다. 이 제품의 매력은 HOT를 나만의 채팅룸으로 초대할 수 있다는 점. 스타와 만날 수 있는 인터넷사이트는 많다. 전자우편으로 팬레터를 보내기도 어렵지 않다. 요즘엔 하루 종일 인기가수의 뮤직비디오를 틀어주는 온라인방송국도 흔하다. 하지만 스타와 일대 일로 동영상 채팅을 할 수 있는 행운을 아무나 누릴 수는 없는 법. 「사이버 HOT」는 언제든 PC를 켜기만 하면 네트워크에 접속할 필요 없이 오프라인 상태에서 다섯 명의 신세대 스타와 만날 수 있다.
사용방법은 아주 쉽다. 우선 도구메뉴에서 「웃는 얼굴」 모양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캐릭터 창이 뜬다. 다음엔 희준·강타·우혁·토니·재원 중 원하는 상대를 선택한다. 이제 입력창에 하고 싶은 말을 써 내려가면 된다. 화면 속의 인기스타는 사용자가 처음 인스톨할 때 입력해 놓은 이름을 불러준다. 음성채팅은 아니지만 HOT의 표정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사이버공간에서 말을 주고 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고민을 털어 놓을 때는 우울한 얼굴로 들어 주고, 즐거운 일에는 환한 표정으로 대답해 주는 것.
이 같은 사이버 대화가 가능한 것은 자연어 처리가 가능한 인공지능 엔진 때문. 이 프로그램의 제작사는 사이버토크(Cyber Talk)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벤처업체다. 사실 이 제품의 자연어 처리가 기대만큼 매끄럽지는 못하다. 쉬운 질문에도 엉뚱한 대답을 해오기 일쑤다. 자연어 처리가 워낙 어려운 언어공학분야이기도 하지만 「사이버 HOT」가 신세대를 겨냥한 전자사전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PC통신 용어와 채팅룸의 은어에 익숙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사용자라면 약 30분 정도의 연습으로 불편 없이 대화를 즐길 수 있다. 문의 (02)922-9227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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