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헌화 삼성전자 정보통신연구소장
인터넷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멀티미디어 서비스 영역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규모 자영업자(SOHO : Small Office Home Office) 및 가정으로부터 데이터처리 요구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은 정보량의 폭주는 곧 기존의 네트워크 환경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를 드러나게 했다. 정보의 신속한 획득과 교환이 조직과 개인의 경쟁력이 될 21세기를 바로 눈앞에 두고 각국은 국가경쟁력 향상 차원에서 정보네트워크 인프라의 선진화를 서두르고 있다. 어느 국가든 통신망 선진화의 궁극적 목표는 광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가입자망이 초고속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세계경제 상황이 급속하게 변화하면서 광케이블 포설 등 대규모 시설투자를 어렵게 하는 등 광가입자망(FTTH : Fiber To The Home) 실현의 꿈을 한발짝 뒤로 물러서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초고속 정보네트워크 구축의 경제적이고도 효율적 해결책으로 기존의 전화회선을 이용하는 비대칭 디지털가입자선로(ADSL : Asymmetrical Digital Subscriber Line)기술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xDSL은 한마디로 정의하면 「기존의 전화선을 이용한 고속 데이터 전송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말해 최근의 폭발적 증가추세에 있는 데이터의 효율적 전송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동안 음성전송 목적으로만 주로 사용되던 전화선을 고속 데이터 전송에 더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연구된 것이 xDSL기술이다.
ADSL은 xDSL이라 통칭되는 디지털가입자선로(DSL)기술의 일부이며 그 특성이나 활용분야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분되고 있다.
xDSL기술을 구분하는 중요한 특성으로는 전송속도·변조방식 등이 있다. 전송속도에 따라 양방향 전송속도가 같은 대칭형(Symmetric) 기술과 상향속도 및 하향속도가 다른 비대칭형(Asymmetric) 기술이 있다.
가정에서의 데이터 전송은 보내주는 양보다 받아보는 정보의 양이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가입자 선로망에는 비대칭형 기술이 주로 사용되고 있고, 비대칭형 기술은 신호의 선로 손상이 적어 장거리 전송에도 더 유리하다.
변조방식에 따라서는 5가지 기술이 있다. xDSL 변조방식으로는 CAP(Carrierless Amplitude Phase Modulation)방식, DMT(Discrete Multitone)방식, 2B1Q(2Bit 1Quaternary)방식, DWMT(Discrete Wavelet Multitone)방식, QAM(Quadrature Amplitude Modulation)방식 등이 있다. 이 가운데 DMT방식이 전송특성의 우수성으로 표준방식으로 많이 채용되고 있다.
ADSL기술을 이용한 가입자망 구축시 가장 큰 이점으로는 경제성을 들 수 있다. 이미 설치돼 있는 전화선을 이용함으로써 망 구축을 위한 별도의 선로 포설 등의 투자나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다. 따라서 저가로 광대역 서비스가 가능하게 되고 이른 시일 내에 새로운 서비스 창출이 가능하다.
ADSL망 구축의 기본적인 모델은 ATU-C, ATU-R 및 DSLAM(Digital Subscriber Line Access Multiplexer), 스플리터(Splitter) 등의 네트워크 요소장치가 필요하다. ATU-C는 ADSL 가입자망의 전화국 쪽에 설치되는 종단장치의 일종이며 ATU-R는 가입자망의 가입자 쪽에 설치되는 모뎀이다.
여기에 전화국 내에 설치되어 ADSL 가입자 선로를 다중화해주는 장치인 DSLAM이 필요하며 음성과 데이터신호의 분리에는 가입자 양단에 설치된 스플리터가 필요하다.
ADSL기술은 기존의 전화선을 이용하여 일반 음성전화와 동시에 데이터전송이 이루어지므로 음성과 데이터의 혼신을 막기 위해 스플리터라는 신호분리장치를 교환국과 가입자선로 양단에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이 스플리터는 가정 등 일반가입자가 설치하기에는 기술적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ADSL의 대량보급에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
따라서 가정에서도 일반 아날로그 모뎀사용시와 같이 간편한 방법으로 설치가 가능한 스플리터가 필요없는 새로운 ADSL기술이 제안됐다. UADSL(Universal ADSL)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컴팩 등 PC업계와 네트워크업계가 주축이 되어 제안됐으며 활발한 상용화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
UADSL 기술을 확산시키고 규격 표준화를 선도하기 위한 모임으로 UAWG(Universal ADSL Working Group)라는 단체가 결성되어 ADSL포럼 등과 함께 ADSL에 관련된 모든 규격과 향후 ADSL의 발전방향 등을 협의하고 있다.
UADSL은 기존의 ADSL과 비교하면 전송가능 속도가 좀 떨어지나 스플리터가 필요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향후 ADSL망 구축은 UADSL 기술의 근간이 될 것이다.
ADSL/UADSL은 변복조방식에 따라 QAM방식, CAP방식 및 DMT방식 등 3가지가 있다.
하지만 지난 95년 8월 ANSI에서 UADSL의 표준변조방식으로 전송특성이 우수한 DMT방식으로 통일하기로 이미 결정했다. 이달 중에는 UADSL의 최종 규격이 ITU-T의 표준규격으로 확정될 전망이다.
xDSL 관련 표준화 활동은 ANSI, ATU-T, ADSL포럼, ETSI 등에서 세계 공통규격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상호 협력 및 협의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특히 UADSL의 국제표준 확정을 위해 97년 결성된 UAWG의 활동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UAWG에는 국내 업체들로 삼성·LG 등이 참여해 국제표준화 작업에 동참하고 있다. ADSL포럼에는 약 3백여개의 연구기관 ACL 업체에서 참여해 표준화활동 및 신기술 제안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
ADSL의 상용화는 이미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GTE·SBC·아메리테크·벨사우스·벨애틀랜틱 등 미국내 대부분의 전화회사들이 상용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내 연도별 ADSL 가입자회선 수는 올해 35만 가입자에서 2005년에는 2천5백만 가입자로 고속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ADSL은 기존의 전화선이 광케이블로 대체되는 시점까지 가장 경제적으로 고속통신 네트워크 기능을 제공해줄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국내의 연구기관이나 통신업체에서도 활발히 연구개발되고 있다. 한국통신이 이미 96년도에 주문형비디오(VOD) 및 인터넷서비스용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한 사례가 있으며, 최근에는 대전둔산전화국의 시범가입자를 통한 국산 ADSL장비의 시험도 진행중이다.
특히 최근 국내업체의 기술발달로 가입자단말인 ADSL모뎀은 물론 전화국 내에 설치되는 DSLAM장치도 국산화되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가입자에게 고속 통신수단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되고 있다.
최근에는 핵심칩의 개발도 서둘러 진행되고 있다. 정보통신부에서 국내산업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UADSL용 핵심칩의 국산화 과제가 바로 그것이다.
UADSL 칩의 국산화가 조기에 완료될 경우 ADSL기술을 이용한 초고속 통신망 구축기술의 향상과 아울러 국제경쟁력을 갖는 UADSL장비의 공급이 가까운 시일내에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의 상용서비스는 올해 후반기부터 1천 가입자 정도의 시범서비스로 서울·부산·대전 일부지역에서부터 우선 실시될 예정이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ADSL서비스가 본격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통신망 사업자, 콘텐츠 사업자, 정보제공업체, 인터넷서비스 제공업체 등이 이를 이용한 서비스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대국 기반구축을 위한 시범사업」 형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 프로젝트에는 다양한 사업자들이 한국통신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어서 국내 ADSL산업의 새로운 전기 마련이 예상된다.
ADSL/UADSL 기술은 기존의 전화선을 이용하면서도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아날로그 모뎀보다도 최소 20배에서 2백배까지의 고속 정보전달 능력을 제공해줄 수 있는 기술로 가장 경제적이고 현실적인 초고속 통신망 구축의 수단으로 부상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보대국 건설을 위한 정보인프라 초고속화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임에 틀림없다.
국내외에 급속히 형성되고 있는 이러한 신규시장의 선점을 위해 산업계의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아울러 해외시장 개척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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