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정보산업 용어

첨단 정보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하는 관계로 숱한 용어들을 양산한다. 「인터넷」이니 「네티즌」이니 하는 용어는 이미 외래어가 된 지 오래이고 디지털정보가전인 「DVD」나 「PCS」 등 온갖 외래 약자들을 이해하는 데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외래어와 영어 약자가 홍수처럼 밀려들다 보니 본래 용어의 뜻과는 전혀 다른 해석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사이버 스페이스」에 대한 해석이다. 이 말은 원래 지난 80년 캐나다의 공상과학소설가인 월리엄 깁슨이 만든 용어로 컴퓨터의 네트워크화로 컴퓨터내에서 일어나는 정보세계, 즉 정보사회를 상징하는 개념이다. 「사이버」라는 말을 응용한 사이버대학이나 사이버쇼핑 등 인터넷상에 출현하고 있는 정보공간은 현실세계의 거리감을 극복하고 관련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상의 정보 전시장인 셈이다.

따라서 사이버대학을 흔히 가상대학으로, 사이버쇼핑몰을 가상쇼핑몰로 해석한다면 이는 원래의 뜻과는 거리가 있다. 가상 즉 영어로 버추얼(virtual)이라는 단어는 현실이 없는 객관적이며 실재가 없는 주관적인 환상을 뜻하기 때문이다. 정보산업 분야의 외국어 용어에 대한 해석이 이같은 오역(誤譯)만 있는 것은 아니다. 70년대에 개발되어 당시로서는 첨단이었던 애널로그 이동전화기술인 「AMPS」는 이제 첨단(Advanced)의 자리에서 물러났는데 이를 첨단 이동전화시스템으로 직역한다면 해프닝이 될 것이다. 현재 보편화한 기술인 APIS(첨단 대중교통정보시스템)의 첨단도 마찬가지이다.

용어도 시대가 흐르면 바뀐다. 이제까지 근거리통신망으로 불린 LAN의 경우 최근에는 「구내 정보통신망」이 더 적합한 것으로 인식돼 통용되고 있다. 「FTTH」처럼 아직까지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하고 「가입자선로의 광케이블화(Fiber To The Home)」이라는 영어식 해석으로 부르는 용어도 적지 않다. 커넥터를 접속자로, 통신분야 용어인 콜(Call)을 호(呼)로 부르는 일본식 용어도 수두룩하다. 정보산업분야에서 새로운 용어에 대한 적절한 표현과 활용을 위해 정보산업 종사자는 물론 국어학자들도 머리를 맞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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