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컴퓨터업체인 뉴텍컴퓨터가 지난 20일 1차부도에 이어 22일 동남은행과 장기신용은행안산지점,대동은행 역삼동 지점 등에 지급제시된 어음 10억원 막지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뉴텍컴퓨터의 부도금액은 총 3백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모니터, 메인보드,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FDD) 등 부품거래업체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뉴텍의 부도역시 태일정밀,핵심텔레텍,큐닉스컴퓨터와 마찬가지로 경영부실 보다는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 따른 환율폭등 등 금융시장의 혼란에 따른 흑자도산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텍은 지난 83년 청계천상가에서 조립PC업체로 출범한 이래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오면서80년대말 국내 PC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연간 1백%에 육박하는 매출신장을 기록하는 등 중견 PC전문업체로서의 입지를 나름대로 굳혀왔다. 그러나 92년 당시 대표적인 중견 조립PC업체로 알려진 슈퍼컴퓨터의 부도로 인한 피해로 자금압박이 가중돼 한때 부도위기에 직면했으나 공격적인 광고전략을 펼치면서 데스크톱PC의 판매호조로 인해 한차례 부도의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그 후 이 회사는 용산전자상가로 판매거점을 옮기면서 대기업에 맞서 줄곧 일반사용자를 겨냥한 중저가PC제품을 공급,영업에 활기를 불어넣으면서 지난해 6백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려10억원 정도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이 회사는 올 8월 조립PC업체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본사를 경기도 안산으로 옮기면서 시화공단내에 연산 25만대 규모의 PC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하는 등 사업을 확장해왔다. 여기에다 전국에 3백여개의 PC대리점을 갖추면서 활발한 영업활동을 펼친결과 올들어 월평균 5천여대의 PC를 판매하면서 매출목표도 지난해 대비 33% 성장한 8백억원을 세웠다.
특히 뉴텍은 노트북PC 및 프린터사업 등 주변기기사업에도 올들어 잇따라 진출하면서 의욕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꾀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번 뉴텍 부도의 직접적인 원인은 최근 환율폭등에 따른 환차손의 증가가 치명타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하에서 주요 PC 수입부품에 대한 수입신용장이 개설되지 않는데다 금융시장 경색으로 인해 금융기관간의 거래가 어음대신 현금결제로 전면 대체되면서 자금난이 가중되기 시작했다.여기에다 일부 중간 부품납품업체들까지 잇따라 도산하면서 자재수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제품생산에 차질을 빚은 것도 뉴텍 부도의 또다른 원인으로 작용했다.
컴퓨터업계는 조립PC의 간판급 업체인 뉴텍컴퓨터가 쓰러짐에 따라 앞으로 용산상가를 주축으로 한 국내 조립PC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한편 뉴텍은 최종 부도처리되자 채권단에 화의를 신청해 재기를 모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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