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ERP] 신기술 동향

ERP선발인 독일 SAP사가 설립된 지 20년만에 클라이언트 서버 프로그램을 내놓을 만큼 이 업계의 컴퓨팅 신기술접목 움직임은 부진했으나 지난 92년 이후 최신 컴퓨팅기술과 패러다임을 적용하려는 노력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세계적인 ERP회사들의 최신 기술개발 추세는 최근 1, 2년 동안 △클라이언트 서버로의 시스템 구축방식 전환 △설계와 연계를 위한 제품정보운영(PDM)시스템 기술과의 접목 △웹 및 전자상거래(EC)의 활용범위 확장 △「2000년 문제」의 대응노력 등으로 요약된다.

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호스트인 메인프레임과 클라이언트의 2계층 시스템 위주로 구성됐던 ERP구축 구조는 90년대 들어서면서 호스트-서버-클라이언트로 연결되는 3계층의 구축방식을 추구하게 된다. 호스트 컴퓨터 중심의 전산처리가 관료적이고 수직적이어서 수평적인 정보공유의 필요성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데 따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의 확산을 바탕으로 최근 2∼3년새 ERP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클라이언트 서버로 연결되는 네트워킹구조가 급속히 도입,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는 세계 1백대 기업 대다수를 대상으로 ERP시스템을 구축했던 SAP사가 지난 92년부터 기존 「R/2」에서 벗어나 「R/3」라는 3계층의 새로운 시스템을 내놓은 것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세계 1백대 기업의 경우 조직이 크고 시스템이 복잡한 만큼 메인프레임이 필요한 기업들이 대부분이었기에 당연히 메인프레임에서 클라이언트로 연결될 수밖에 없었으나 다운사이징 환경으로의 급속한 전개는 이제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개방성과 네트워킹을 지향하는 분산환경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됐다.

클라이언트 서버환경에 이은 또 다른 움직임은 90년대 들어 중시되고 있는 컴퓨터지원설계(CAD)와 생산기술과의 연계부분을 어떻게 ERP부분과 연결시켜 공정을 합리화하는 데에 대한 관심이다.

이에 따라 최근 유명 ERP회사들의 기술적 관심은 제품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제품구조와 동시에 적용시켜 생산하도록 지원하는 PDM시스템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생산을 위한 부품조달과 설계, 그리고 이를 제품에 적용시키고 유통까지 연관시키려는 PDM과 ERP는 어찌보면 가장 비슷한 사고의 맥락에서 상호 보완하는 기능을 가진 시스템 구축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PDM기술과의 접목을 위한 세계적 ERP개발사들의 기술적 노력도 활발하다. 이 부문의 연구개발은 대체로 ERP업체들의 자체 애플리케이션과 타사 PDM시스템의 인터페이스 방식을 취하거나 직접 자사의 ERP패키지에 시스템을 내장해 이를 기반으로 한 ERP-PDM 통합연계시스템 구축을 모색하는 노력으로 대별된다.

올들어 1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주요 ERP패키지 개발사들은 고객들에게 두가지 시스템구축 패키지를 연계하는 통일된 아키텍처를 제공할 수 있다는 매력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시작했다. 한 조사보고서는 ERP업체들이 당장은 전문화된 PDM솔루션을 내놓고 있는 IBM, HP, SDRC 등의 기업들에 비해 약한 솔루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2년 안에 ERP와 PDM의 연계를 더욱 능숙하게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내놓고 있다.

이는 현재 전세계적인 PDM시장이 초기발전 단계에 있기 때문에 과장된 것만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세계적으로도 대부분의 PDM 소프트웨어나 시스템 구축기술에 대해 『아직까지는 전자적 문서관리시스템이나 각 CAD시스템의 데이터관리 측면에서 이를 묶어주는 통합된 PDM으로의 초기발전 단계』정도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의 PDM과 ERP의 연계노력이 급진전되는 것은 디지털형태의 정보에 의한 효과적인 시스템 통합이 가능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때문이다. 즉 자동화 설계도구, 엔지니어링 DB, 전자적 문서공유 등을 포괄적으로 관리해 실시간 프로세스를 가능토록 하는 도구로서의 PDM기술이 중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기술의 접목흐름을 해결하기 위해 SAP, 오라클 등의 업체는 인터페이스 모듈 개발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네덜란드 바안과 같은 회사는 지난해 PDM회사를 인수해 이 기술을 자사 ERP패키지에 흡수시키는 방법으로 이 분야에 대한 기술적 추세에 대비하고 있다. 기존 PDM시스템 구축방식은 동시병행설계(Concurrent Engineering)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ERP의 근본적인 요청과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

새로운 컴퓨팅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이같은 기술적 흐름에 웹 컴퓨팅환경과 연계된 EC시스템과 ERP간의 연계노력 역시 새로운 기술적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인터넷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광범위한 확산에 따른 네트워크 컴퓨팅환경의 도래라는 전세계적인 흐름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4∼5년새 자연스레 받아들여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RP업계는 프로세스의 일관화 제품정보의 효율적 관리가 시스템 구현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는 ERP시스템이야말로 최신 정보통신기술을 구현해가면서 미래의 가상공간에서 EC를 지원할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이라고 보고 있다. 또 90년대 비즈니스의 특성으로 꼽히는 기업간 국제적 구매조달을 위한 협력 필요성도 꼽히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기업간 제품조달을 위한 신속한 협력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도 더 이상 국지적인 상품 및 서비스의 조달체계만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압박을 받게 됐다.

이러한 요인들은 점점 더 EC의 중요성을 강조시켜주고 있으며 국제 비즈니스에서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로서 등장하고 있다. ERP와 전자문서거래(EDI), EC기술의 연계를 통해 경쟁기업의 구매, 생산 및 유통시간이 더욱 짧아진다고 할 때 이를 구현하지 못하는 기업은 당연히 뒤처질 수밖에 없다. 종래의 전화회선을 통한 거래처와의 상담활동이 인터넷을 이용한 방식과 차별을 보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국내외 ERP 관련업계는 이러한 점에 착안하면서 최근 1∼2년새 속속 인터넷기능을 갖춘 ERP솔루션을 내놓았거나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향후 4∼5년이면 이 분야에 대한 국내기업의 활용도 활성화할 전망이다.

이밖에 상당수 ERP개발사들에는 기존 전산시스템에서 1900년대와 2000년 이후의 연도표기를 구분하지 못하는 이른바 「2000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올초 발표된 가트너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MRP나 ERP의 관점에서 볼 때 전체의 64%에 달하는 패키지시장이 「2000년 문제」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세계에 걸쳐 8만1천개의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5만1천여개 기업에 대한 시한폭탄을 의미한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적어도 내년부터는 2000년 문제해결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상당수 ERP패키지 개발사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나 그렇지 못한 업체들도 적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ERP기술이란 이같은 정보통신 요소기술과 함께 프로세스적 요소도 빼놓을 수 없다. 경영프로세스 혁신개념의 변화가 최신 정보통신관련 요소기술과 접목될 때 비로소 그 진가가 나타나 이 시스템 구축이나 도입방법론에 있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대체로 기업업무 재구축(BPR)을 백지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그룹, 그리고 기존 시스템을 운용하면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는 그룹으로 나뉜다.

그럼에도 IDC 등 유명 조사기관은 ERP시스템 구축에 관한한 격심해지는 기업의 자체 업무효율화 요구 및 국제적 무역환경 등에 따라 적어도 향후 수년간 연 30% 이상의 안정적이고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RP업체들은 이러한 급변하는 컴퓨팅 기술환경 변화와 기업환경 변화 속에서 기업경영의 혁신방법을 둘러싼 창조적 고민을 제품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컴퓨터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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