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국산화와 세계화

金奇男 태광산업 상품기획팀장

아무리 경기가 어렵다 해도 요즘처럼 어려운 적이 있었던가 싶다. 무엇을 해도 자신있게 관망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 정치가 어떻고 노동법이 어떻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된 것은 사실 이를 걱정하고 있는 자신들의 책임이 크다. 아마 고성장시대의 과시욕과 낭비벽이 아직도 건재하며 한탕주의의 안이한 마음을 버리지 않기 때문이 아니가 싶다.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한다는 경제면 기사는 경제가 활성화하기를 바라는 기대감보다는 집가진 사람들의 불로소득에 대한 만족감으로 연결된다. 우리 경제가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전혀 가능성이 없기야 하겠는가. 우리가 처한 문제점과 개선점을 생각해 보자.

우선 기업인들의 마음자세가 바로잡혀야 한다. 당장 이익에만 급급하는 실적 위주의 경영이 우리 산업에 공동화현상을 가속시키고 있다. 해외투자라는 명목으로 기술의 핵심을 국내에서 해외로 이주시키고 고임금, 고금리를 핑계로 해외공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경제란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행위이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듯 보이나 좀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중국이나 베트남의 현지공장도 결국에는 고임금화가 될 것이고 해외기업에 대한 규제가 점차 심해질 것이다. 이는 이미 우리나라에 진출했던 해외기업들의 사례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수출이 격감하는데 비해 수입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생산에 꼭 필요한 자재구매나 설비투자를 위한 수입이라도 국산화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텐데 그렇게 필요하지도 않은 일상용품이나 사치춤들의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뭐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런 수입품들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행해지고 있다는 것은 정말로 심각한 현상이다. 개방화란 경쟁력을 키우는데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제조업을 하는 기업에서 자사 제품과 동일한 품목을 수입해 자기 상품의 시장을 무너뜨리는 제살깎기식 영업을 하고 있으니 문제다. 게다가 외국 유통점의 국내 침투도 예상되고 있다. 수입 유통점에서는 일본 브랜드를 붙인 동남아 제품의 저가격화를 내세우며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다.

결국 국산품의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품질도 좋고 가격도 좋은데 실패하는 국산품이 많다. 외제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지명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애국심 운운하며 동정심을 유발하는 신파조의 타령도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사고 싶은 제품을 마음대로 사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국산품이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사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제품개발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태광에서는 주력업종이 오디오와 정보통신 분야이다. 오디오 시장의 외제품 시장점유율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저가격대로 승부를 걸던 시절은 지났다. 제품의 고급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지난해 태광에서는 하이엔드 시장에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제품이 출고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소비자들의 호응이 꽤 좋다.

문제를 인식하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문제가 아예 없도록 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있어야 한다. 물건은 팔아야 한다. 대상은 소비자다. 제 아무리 유능한 영업사원이라도 소비자보다는 덜 현명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 점을 명심하지 않는 기업은 불황에서 탈출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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