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케이블TV와 공중파 방송간의 프로그램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프로그램의 유통질서를 확립할 수 있는 「윈도판매시스템」을 이른 시일내에 도입, 운영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윈도판매시스템이란 케이블TV, 공중파방송, 위성방송 등 갈수록 다양해지는 다매체, 다채널 환경에서 건전한 프로그램 유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프로그램 공급업체(PP)들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일정 시차를 두고 케이블TV, 공중파방송, 위성방송 등 매체에 공급하거나 비디오 또는 CD롬 타이틀 등 멀티미디어로 제작해 보급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미 미국 등 케이블TV 선진국들은 업계 관행으로 윈도판매시스템을 도입,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SO는 물론이고 PP관계자들 모두 『우리 실정에 맞는 윈도판매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매체별로 프로그램 공급시기를 차별화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PP들의 프로그램 판매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종합유선방송국(SO)의 가입자 유치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케이블TV업계에 최근들어 윈도판매시스템의 도입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은 PP들이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들을 일정한 원칙없이 지상파 방송에 공급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TV사와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미 방영됐던 우수프로그램들을 중심으로 교류해 왔으나 최근들어 케이블TV PP들이 지상파에 대한 프로그램 공급을 활성화하는 새로운 유통전략을 구사, 이슈가 되고 있다.
가장 먼저 주목을 끌었던 사건은 오락채널인 HBS(현대방송)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자체제작한 프로그램 「사랑하니까」를 SBS에 판매하면서 발생한 PP와 SO간의 갈등이다. HBS측은 선방영 후 9일간의 시차를 두고 SBS에 프로그램을 공급했으나 SO들이 『케이블TV 가입자의 선시청권을 보장하기에는 시차가 너무 짧다』고 불만을 토로했고 이 과정에서 국내실정에 맞는 윈도시스템 정착문제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논의됐었다.
이 문제는 HBS가 케이블TV 가입자의 선시청권 확보와 케이블TV의 인식제고에 노력했다는 점을 SO측에서 양해함으로써 일단락됐다.
PP들의 새로운 프로그램 유통전략에 대해 SO가 가장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사건은 YTN의 인천방송에 대한 뉴스제공건. SO측은 YTN의 인천방송에 대한 뉴스제공이 케이블TV에 먼저 프로그램을 공급하도록 되어 있는 프로그램 공급규정을 위반하고 있다며 반발, YTN측에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YTN측은 『인천방송에 대한 뉴스제공은 프로그램의 동시제공이 아니라 이미 방송계에 관행화되어 있는 「뉴스재료의 제공」』이라고 맞대응하고 있어 양측의 의견차이는 최근의 회합에도 불구하고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만화채널인 투니버스가 제작해 지난 3일부터 MBC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영혼기병 라젠카」의 경우는 HBS나 YTN의 경우와는 성격이 다르다. 「영혼기병 라젠카」는 그동안 지상파 방송에 공급됐던 프로그램과는 달리 지상파 방송에 먼저 방영되고 나중에 케이블TV를 통해 방영되는 첫번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투니버스측은 2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제작한 「영혼기병 라젠카」를 MBC를 통해 3일부터 일주일에 한번씩 방영하고 12월초부터 케이블TV를 통해 방영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투니버스측의 한 관계자는 「영혼기병 라젠카」의 MBC 선방영과 관련, 『PP들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SO측에 먼저 공급해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독점논리』라며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 PP들이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의 원가보전 차원에서 케이블TV나 공중파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을 어느 정도 보장해 줘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PP들의 지상파 방송에 대한 프로그램 공급을 놓고 빚어지고 있는 PP와 SO간 일련의 갈등관계를 해소하기 위해선 우리 실정에 맞는 윈도판매시스템을 빠른 시일내에 정착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만약 우리 실정에 맞는 윈도판매시스템의 정착이 조기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경영악화에 직면해 있는 PP들이 시장가치가 적은 케이블TV보다는 지상파 방송에 먼저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일이 확산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업계 내부에서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록 경영환경이 어려울지라도 PP와 SO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실정에 적합한 윈도시스템이 우선 정착돼야 케이블TV의 건전한 발전을 기약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최근들어 SO협의회측이 프로그램 유통질서 확립차원에서 윈도판매시스템의 도입을 본격 거론한데 이어 학계등을 중심으로 이의 도입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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