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정보화 확산에 가장 큰 걸림돌은 표준코드에 대한 인식의 부재입니다. 현재 유통정보화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 등 기술적인 문제는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아시아, 태평양지역 코드표준화회의 참석차 지난 1일 방한한 라인홀트 반 레닙 국제표준코드관리국(EAN) 사무총장은 유통정보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표준코드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들었다.
그는 특히 『한국의 경우 유통, 물류업에 종사하는 많은 기업들이 유통정보화에 관심을 쏟고 있지만 전세계적인 코드표준화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자체 코드를 만들고 사용하는 데에는 적극적인 반면 세계표준을 따르는 것은 망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EAN은 전세계 국가, 기업들의 합의를 통해 모든 재화에 표준코드를 부여, 유통과정을 단순화하고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시켜 소비자의 만족도를 극대화하자는 취지로 결성된 비영리단체다. 초기의 EAN은 유럽 18개국이 참여해 합의한 유럽표준상품코드(European Article Number)로 불렸으나 현재는 전세계 86개국을 규합한 국제 표준코드 관리기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레닙 사무총장은 『상품 제조과정은 각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이를 포장, 수송하는 과정은 거의 같다』며 『여러 상품에 표준화된 코드를 부여하면 유통이 보다 원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나라의 상품이 자국 내에 유통될 때는 물론 세계로 수출될 때 세계표준코드를 상품에 부착할 경우 제품관리, 재고파악 등 유통에 소요되는 비용, 인력을 절감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레닙 사무총장이 강조하는 표준코드의 특징은 각국 기업들의 합의를 통해서만 제정될 수 있다는 것. 레닙 사무총장은 이에대해 『최근 유럽 각국과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은 코드표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이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유통정보화에 뒤처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도 현재 12자리의 상품코드를 오는 2005년까지 13자리인 국제표준코드에 맞출 계획』이라며 코드표준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현재 표준코드가 가장 잘 활용되고 있는 곳는 식품, 잡화 부문. 레닙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EAN 가입 기업들이 의류, 의약 분야에까지 이를 확대시켜 가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EAN은 코드표준화와 함께 전자문서교환(EDI), 전자상거래(EC) 등도 유통정보화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표준화작업도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이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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