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중국 주차설비시장

『모든 길은 자전거로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국」하면 자전거가 연상된다. 특히 양자강이 넘실대듯 출퇴근 때 거리를 꽉 메우는 자전거 물결은 가히 장관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렇듯 자전거가 주요 교통수단인 중국에서 자전거가 아닌 자동차의 주차설비를 놓고 한, 일, 중, 대만, 이스라엘 업체들이 격돌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름하여 「주차대전」이 발생된 것인데 이는 중국 건설부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대도시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초 북경, 상해 등 20개 대도시의 주차난 실태조사에 착수했고 이를 토대로 10월 말쯤 선진국 수준의 주차설비 의무화 법규를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라고 한다.

현재 중국의 주차설비 의무화 기준은 한국의 50% 수준. 대형빌딩도 주차설비가 없는 곳이 허다하다. 이를 일거에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 중국정부의 당면 목표다.

이처럼 중국정부가 야심찬 목표를 발표하자 한국의 LG전선과 정선파킹을 비롯, 일본의 신명화중공업과 미쓰비시, 대만의 두웨이, 이스라엘의 오알코맷 등 외국 업체와 중국의 10여개 주차설비 업체가 사활을 걸고 시장쟁탈전에 나선 것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LG산전과 일본의 미쓰비시가 선두에나서 시장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5년 중국에 사무소를 연 LG산전은 베이징의 남광장빌딩에 공급한 1백대 규모의 주차설비를 비롯 그동안 북경, 상해, 하이커우(海口) 등 10여 개소에 각각 35∼2백35대 규모의 주차설비를 공급한 바 있고 앞으로도 중국 주차설비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쓰비시 등 일본의 주차설비업체들은 상해 중심의 영업전략에서 탈피, 북경과 중칭 등으로 거점을 확대하는 한편 중국업체들과 합작으로 현지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10여개 중국기업들도 손에 잡힌 떡을 놓치지 않으려고 총력전을 펼치는 등 중국의 주차설비시장이 새로운 황금어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물론 중국 주차설비 시장이 우리에게 황금의 엘도라도가 될지 아니면 그림의 떡이 될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이 좁고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이전투구를 벌이지 않고 세계적인 기업과 어깨를 겨룬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