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휴대정보단말기용 운용체계(OS)인 「윈도CE」의 세력이 일본업계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카시오, NEC, 최근들어서는 도시바에 이어 휴대정보단말기 최대업체인 샤프까지 윈도CE 탑재기를 내놓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샤프의 윈도CE 탑재 결정으로, 이는 지금까지 독자 OS를 탑재한 「자우르스」로 독자노선을 추구해 온 이 회사 휴대정보단말기사업의 전략 전환이라는 의미를 지니는 한편 관련업계에선 휴대정보단말기시장의 지각변동을 상징하는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샤프는 연내 윈도CE 탑재 휴대정보단말기를 1천 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미국시장에 투입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수정된 사업계획을 이달 초 발표했다.
샤프는 이에 따라 미국시장에서는 윈도CE 탑재기와 키보드장착 자우르스를, 일본 국내에서는 펜입력형 자우르스를 판매하게 된다.
이와 관련, 샤프는 『윈도CE의 조작환경이 PC와 유사하다는 점이 PC보급률이 높은 미국에서는 수요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윈도CE 탑재 결정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즉, 샤프는 PC에 익숙지 않은 사람도 간단히 사용할 수 있는 자우르스는 일본에, PC사용자에게 편한 윈도CE는 미국에 투입해 각기 다른 두 개의 사용자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업전략을 바꾼 것이다.
이것은 「사용자 입장에서 상품을 개발한다」는 이 회사 모토에도 합치되는 당연한 귀결이다.
그러나 샤프의 윈도CE 탑재 결정은 윈도CE가 휴대기기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샤프의 유일하면서도 가장 큰 경쟁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 배경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찾을 수 있는데 우선 윈도CE의 기능향상에 따른 위기감을 들 수 있다.
샤프는 윈도CE가 출시되기 직전만 해도 컬러영상을 표시할 수 없다는 윈도CE의 약점 때문에 자신감을 가져 왔다. 그러나 연내 출시될 예정인 버전 2.0에서 컬러액정을 채용해 이같은 문제가 해소된다. 컬러화에서 앞선 자우르스로서는 커다란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또 샤프의 전략상품인 노트북PC 「메비우스」와도 관련성이 있다. 윈도사양 노트북PC사업을 벌이는 샤프에게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대립은 결코 득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가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호환전략을 내세운 윈도CE의 세 확대다.
샤프의 휴대정보단말기 사업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한 애플과 매우 유사하다. 애플의 부진은 맥OS의 정보공개 지연이 원인으로 지적되는데, 샤프의 경우도 자우르스 소프트웨어정보를 지난해 12월 일부 공개했을 뿐 핵심내용은 아직도 전연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윈도CE는 모든 내용을 개방해 그 세를 착실히 확대하고 있다.
현재 CE진영의 제조업체는 8개사로 늘어난 반면 자우르스 호환기업체는 아직 한 군데도 없다.
단지 샤프가 애플과 다른 점은 지금도 자우르스는 잘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샤프는 올해 자우르스를 일본에서만 43만대, 전세계에서는 62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또 지난 7월 판매개시한 신기종 「파워자우르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등장한 CE탑재기도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상승세에 올라 있다. 게다가 올 윈도CE 시장규모가 1백50만대에 이를 전망이어서 휴대정보단말기시장에서 자우르스의 수위 정복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따라서 샤프의 사업전략 전환은 최대 경쟁상대인 윈도CE의 호환전략에 가세해서라도 확대되는 휴대정보단말기시장에서의 수위자리를 지켜 나가려는 고육책으로 보인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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