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L의 컴퓨서브 인수 의미

올 초부터 매각설이 계속되던 미국의 온라인 서비스업체인 컴퓨서브가 마침내 동종업체인 아메리카 온라인(AOL)으로 넘어갔다.

지난 주 컴퓨서브가 장거리전화 서비스업체인 월드컴에 12억달러에 매각되고, 이어 다시 AOL에 양도됨으로써 현지 언론의 보도대로라면 지난 몇 일동안 투자업체인 월시 카슨 앤더슨 앤드 스토, 월드컴 등으로 바뀌던 컴퓨서브의 주인은 AOL로 낙착되게 됐다.

이번 인수로 AOL은 일반 가입자와 주요 사업권 등 컴퓨서브의 자산을 그대로 이어받게 됐다. 네트워크 용량 등 무형의 자산은 차치하고, 가입자 수만을 놓고 볼 때도 현재의 9백만명에 컴퓨서브의 2백50만을 더하게 돼 1천만명을 훨씬 넘어서게 됐다.

미국 온라인 업계에서는 AOL의 컴퓨서브 인수를 인터넷의 급성장 속에서 「가입자 속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활로를 찾아온 회사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난 80년대 컴퓨서브, AOL, 프로디지 3대 업체를 축으로 성장한 미국의 온라인 업계는 90년대 들어서면서 인터넷의 급성장으로 방향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인터넷으로 인해 일반 기업고객을 타겟으로 삼았던 컴퓨서브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프로디지는 인터넷 접속 서비스로 핵심사업을 변경했고 AOL은 공격적인 저가전략으로 일반 가입자 시장을 파고 들었다. AOL의 가입자 확대 전략은 또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른 마이크로소프트 네트워크의 인터넷 콘텐츠 제공 움직임도 겨냥하고 있다. 즉, 가입자 확대는 80∼90년대를 넘어서는 AOL의 일관 전략인 셈이다.

이번 컴퓨서브의 인수과정에서 이뤄진 월드컴과의 계약은 AOL에게 이점을 주고 있다. AOL이 월드컴의 안정적인 고속 회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AOL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있었던 네트워크 불통이라는 고통의 반복을 잊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번 합병에 따라 컴퓨서브의 해외 사업 부문인 컴퓨서브 유럽 등도 획득하게 돼 AOL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업체로 부상할 수 있게 됐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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