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만에 친정에 복귀하면서 동시에 숙적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제휴를 성사시켜 화제를 뿌리고 있는 스티브 잡스가 친구인 스티브 우즈니액과 함께 애플을 창업한 것은 지난 76년. 그해 두 스티브는 8비트 컴퓨터 애플Ⅰ을 발표했지만 실패했고 이듬해 발표된 애플Ⅱ는 두 스티브를 컴퓨터역사의 전환기적 인물로 올려놓았다.
애플Ⅱ의 열풍은 당시 메인프레임 시장의 70% 가량을 점유하던 IBM이 PC사업에 뛰어들게 한 계기를 제공해 줄 만큼 대단했다. 일부에서는 애플Ⅱ가 PC 원조로 알려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역사적 배경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원조는 애플Ⅰ보다 1년 앞선 75년 MITS사의 알테어라는 8비트 컴퓨터가 있었다. MITS의 창업자가 바로 MS 빌 게이츠 회장이다. 빌 게이츠는 친구 에드 로버츠와 함께 74년 MITS를 창업해서 이듬해 4월 발표한 것이 알테어다.
알테어는 MS의 공식 소프트웨어 1호로 기록되고 있는 베이식의 놀라운 성능에 힙입어 75년에만 무려 2천대가 팔리는 성공을 거뒀다. 이같은 성공에 고무된 빌 게이츠는 75년 MS라는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를 차렸다. 그러나 초창기 MS는 기업으로서 생각만큼 잘 나가주질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애플의 기세에 눌렸기 때문이다. 와신상담한 빌 게이츠의 MS가 79년 인텔과 함께 IBM의 PC개발프로젝트인 에이컨팀에 참여해 세기적 걸작 MS-DOS를 탄생시켰던 것도 이같은 배경을 지니고 있다.
이후 20년 가까이 MS와 애플은 독자적인 길을 걸으며 굳건한 아성을 쌓아갔다. 그러던 중 91년 MS의 윈도가 돌풍을 일으키자 애플은 윈도가 자사의 매킨토시를 본떴다고 주장하는 희대의 저작권 소송을 냈다. 제품의 저작권 침해 여부를 떠나 양사의 해묶은 감정에다 업계 주도권 경쟁논리까지 가세된 명분싸움이었다.
이 소송이 지난주 극적인 해결을 보았다. 경영상태가 파산 직전에 이른 애플은 MS에게 SOS신호를 보냈고 MS는 슬그머니 이에 화답하면서 1억5천 달러 어치의 주식을 매입해줬고 애플은 저작권 소송을 취하했다.
대다수 언론들은 「MS와 애플의 제휴」로 이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역사가들은 세기적 야망가인 빌 게이츠와 불사조 스티브잡스의 동상이몽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벌써부터 스티브 잡스의 또 다른 신화를 예측하는가 하면 빌 게이츠측에서는 이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오는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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