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LG소프트, MS제품으로 적합성 시험 응모 배경

LG소프트(대표 이해승)가 행정전산망 다기능사무기기(PC)용 소프트웨어(SW) 적합성 시험에 자사 제품이 아닌 마이크로소프트사(MS)패키지를 통해 응시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본보 27일자 7면 참조)

올해로 3번째인 이 시험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총무처를 대행하여 시행하는 것으로서 여기서 적합판정을 받은 SW는 정부 및 산하기관, 지자체 등 공공기관 모든 곳에 공급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LG소프트는 워드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 데이터베이스, 프리젠테이션그래픽스, 스위트패키지 등 시험 대상 5개 분야에 「MS워드」, 「MS엑셀」, 「MS액세스」, 「MS파워포인트」, 「MS오피스」 등 MS가 개발한 5종의 패키지를 가지고 참가했다. 이들 제품은 모두 한국전산원이 규정한 행망용 적합성시험을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험의 목적은 최근의 컴퓨터환경인 윈도95용 최신 SW를 선정하기 위한 것. 현재 공급되고 있는 SW는 지난 88년과 93년 2차례에 걸쳐 선정된 것들로서 대부분 도스용이다.

이에앞서 LG소프트는 87년부터 본격 보급된 행정전산망의 국산정보기기 우선 구매 원칙에 따라 지난 88년 회사 이름이 금성소프트웨어이던 시절, 당시 총무처가 선정한 전체 3종의 행정망용SW 가운데 자체개발한 「하나워드프로세서」와 「하나스프레드시트」 등 2종에 대해 정부기관과 공공기관 등에 독점공급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은 바 있다.

이어 LG소프트는 93년 시행된 2차 적합성 시험에서도 「하나워드 큰글」 「하나그림워드」 「하나데이터베이스」 등 3종에 대해 적합판정을 받았었다. 이에따라 LG소프트가 현재 행망으로 공급할 수 있는 18종의 패키지 가운데 5종이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이들 제품 모두는 PC용 SW의 황금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워드프로세서,스프레드시트,데이터베이스 등 이른바 3대 패키지에 해당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SW회사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LG소프트가 이번 3차 적합성 시험에서 MS제품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 업계가 의아심을 갖는 것은 바로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LG소프트의 이같은 방침은 일단 그동안 공급해온 「하나」시리즈에 대한 윈도95용 업그레이드 개발을 게을리했기 때문이 아닌 가 하는 의문점을 갖게하기에 충분하다.

또 기존의 기득권을 활용, 정부기관 등을 대상으로 외국산 SW 영업에 본격 나서겠다는 뜻도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업계는 LG소프트가 국내 SW시장의 20% 가량이나 되는 행망시장을 지난 10년동안 과독점해오면서 3차 적합성시험에 내놓을 제품 하나 준비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나아가 그동안 국산 제품을 통해 명성을 얻은 대기업이 MS의 제품을 그것도 정부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 공급하겠다는 발상에 대해 크게 못마땅해하는 눈치다.

이에대해 LG소프트 측은 『도스환경인 「하나」시리즈의 업그레이드 또는 윈도95용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외국업체들과 기술제휴나 아웃소싱 등 많은 노력을 펼쳐왔으나 역부족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LG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에 공급되는 패키지는 알려진 것 처럼 그렇게 큰 규모가 아니다』라면서 『정부기관 등에 보다 큰 규모의 전산시스템을 공급하는 것이 근본적인 목표이며 MS패키지들은 바로 그 일환』이라고 실토하고 있다.

한편 MS측의 한 관계자는 『LG소프트가 우수한 협력사』라고 말하고 『MS제품의 공공기관 공급을 위한 기술지원을 전폭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LG소프트를 통해 클라이언트서버 제품인 「MS백오피스」의 공급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