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한국의 정보화와 인터넷

정보화는 컴퓨터와 네트워크, 그리고 소프트웨어라는 정보화시대의 방법론을 통해서 정보를 가공, 유통, 공유함으로써 기업이나 공공과 같은 단체들은 생산성과 효율성 등을 높여 경쟁력을 얻고 개인은 일처리를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결국 정보화는 인간이 언제나 추구해온 많은 가치들을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론인 셈이다.

최근의 동향을 보면 정보화 지상주의가 언론이나 사회 분위기에 의해 주도되면서 마치 정보화 자체가 목적인 것처럼 오해되고 있는 경우를 본다. 정보화는 목적이 아닌 방법이고 이런 방법론을 통해 더욱 행복해질 것이라는 충분한 인식이 있어야만 정보화가 효과적으로 진행될텐데 막연하게 혹은 무작정 정보화를 해야만 하고 그 시류에 따르지 못하면 마치 낙오자가 되는 것 같은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들이 컴퓨터나 정보화 기술에 익숙하지 못한 계층들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막연한 두려움을 만들기도 한다. 문제는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계층의 대부분이 이런 쪽에 속한다는 점이다.

방치된 홈PC와 꺼진 중역의 컴퓨터, 네트워크에는 연결되어 있지도 않은 비싼 타자기 컴퓨터가 혹시 우리의 정보화 수준은 아닐까. 컴퓨터 보급률은 어느 나라에도 뒤지는 편이 아닌데 활용이나 성과 면에서는 별로인 듯하다.

한국이 지금 처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생각해 보자. 고비용 저효율, 정보공유의 미비, 비효율적인 제도와 관행 때문에 낭비되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들, 의사소통의 어려움, 희박한 기록과 정보구축에 대한 인식, 좁은 시야와 정보획득의 어려움 등 정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한국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정보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구체적인 방법론에 의한 정보화의 실천이다. 사회의 각계 각층의 사람들에게 정보화가 무엇이고 정보화를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또 어떻게 정보화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이 가정에, 초등학교에, 대학교에, 공공기관에, 정부에, 중소기업에, 대기업에, 언론기관에, 각종 시민과 사회단체에, 병원에, 호텔에, 심지어는 동네 비디오숍의 체인에까지 도달되어야 한다.

이런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정보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에 시장이 형성되고 자연스럽게 정보화 산업이 발달되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우리의 현실을 고려해 본다면 정부의 정보화에 대한 많은 투자와 지원이 필요할 것이고 공공부문에서의 수요 창출과 각 분야마다의 모델이 될만한 케이스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또 경제 논리를 도입해서 사업이 될만한 정보화 아이템을 에반젤리스트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민간의 분야별 전문가에게 넘겨주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혹자는 이런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서 뜻은 좋지만 너무 멀고 힘든 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인터넷이라는 정보화시대에 걸맞은 훌륭한 방법론이 있다. 인터넷은 어렵고 별로 용도가 없었던 컴퓨터를 일상의 많을 일들을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도구로 바꾸어 놓았고 불가능하고 많은 투자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들을 엄청나게 싼 비용에 이룰 수 있도록 바꾸어 놓았다. 정보의 공유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정보화의 필수조건은 인터넷에서는 기본이다. 앞서 이야기한 분야별 방법론들은 인터넷이 있어야만 비로소 그 완성을 이룰 수 있다. 인터넷의 빠른 보급이야말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을 만큼 정보의 보급이 많이 되고 있다면 그것은 정보화의 완성이다.

이제 정보화는, 그리고 그 방법론인 인터넷은 경쟁력과 생존의 문제가 되어 가고 있다. 정보화와 인터넷만이 한국을 구할 수 있다. 정보화를 이해하고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일은 자신의 단순한 사업이 아니고 이들 모두가 한국의 장래를 어깨에 짊어진 에반젤리스트들이다.

<李燦振 한글과컴퓨터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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