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남아도는 생산능력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미쓰비시전기, 도시바를 비롯한 5개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신규공장의 착공연기,제조장비 설치시기 조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에 대응하고 있다.
일본 주요 반도체업체들은 최근, 호황기인 94-95년에 세워 놓았던 전반적인 계획에 칼을 댓다.
미쓰비시는 지난 1월말 니시조공장의 클린룸을 완공한 단계에서 제조장비의 설치를 중단했다. 미쓰비시는 당초 이 공장을 통해 최첨단 ASIC 등을 양산할 계획이었으나 약 1만평방미터의 클린룸을 모두 사용할 만큼의 주문을 당분간은 확보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 가동을 올 후반기 이후로 연기했다.
도시바도 로직IC와 메모리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이와테도시바일렉트로닉스의 겸용공장을, 건물이 완성된 단계에서 클린룸 등의 건설을 뒤로 미뤄 놓고 있다. 도시바는 현재 1천억엔을 들여 16MD램을 생산하고 있는 오이타공장을 시스템LSI공장으로 전환하고 있고 욧가이찌공장도 64MD램 생산공장으로 바꾸고 있어, 당분간 이와테의 새 공장이 필요가 없게 됐기 때문이다.
또 NEC는 지난해 말 NEC야마가타의 쓰루오카공장 건설을, 클린룸이 거의 완성된 단계에서 공사를 중단했다. 이 공장은 지난 92년 반도체시장침체로 기초공사 단계에서 건설공사가 한번 유보된 바 있는데 이번에 이를 다시 연기, 당초 계획했던 6월 가동이 내년 이후로 크게 늦춰질 전망이다. 특히 NEC는 지난 94년 8월 2층을 가동한 NEC큐슈의 1층도 2백56MD램 양산용으로 비워 놓고 있다.
영국 더램공장의 착공을 사실상 무기연기한 후지쯔는 일본 국내에서도 아이즈현에 건설할 예정이었던 로직과 메모리 겸용공장의 착공을 올 여름에서 내년 이후로 무기 연기했다.
후지쯔는 올해안에 약 4백50억엔을 들여 미에공장에 로직IC와 메모리를 함께 생산할 수 있는 최첨단 라인을 설치할 계획이어서 아이즈현의 새 공장은 건설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또 지난해 여름 완공단계에서 공사를 중단했던 히타치제작소의 다카사키공장도 당분간은 가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 반도체업체들은 6개월-1년 이내에 출하를 개시할 수 있는 스탠드바이공장을 갖게 됨으로서 시장 상황이 회복될 경우, 단기간에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주요 5사가 스탠드바이공장을 갖게 됐다는 것은 시황이 호전될 경우에는 곧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심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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