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26자 중 24번째 글자인 X하면 먼저 PX가 연상된다. 6.25 이후 미군 영내 매점인 PX에서 흘러나온 각종 미제 물건을 50년대 이래 오랫동안 사용해온 탓이리라. 그러면서 학창시절에 PX가 무슨 단어의 약어일까를 한번쯤 생각하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대개 P가 Post의 머리글자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데 X는 영한사전을 아무리 뒤져 봐도 X로 시작되는 단어 중 그럴싸한 것이 없었던 기억이 있다. 웬만한 영어실력 가지고는 X가 Exchange, Extension, Exhibition 등의 머리글자로 사용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마치 Y=aX²+bX+c와 같은 방정식을 푸는 것만큼이나 난제였다.
그런데 요즘에는 MMX라는 기술이 갑자기 부상해 많은 의문을 낳고 있다. 미국 인텔사가 지난 1월 발표한 이후 MMX에 대한 여러가지 의문이 옛날 PX의 X에 대해 가졌던 것 못지않게 일어나고 있다. 우선 MMX는 무슨 단어의 머리글자일까. 그것은 인텔 고유의 기술 또는 칩의 명칭인가. 아니면 멀티미디어를 구현하는 기술 또는 칩의 보편적인 명칭인가. 또 MMX칩만 탑재하면 PC가 그래픽, 비디오, 오디오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가 등등. 의문은 끝없이 일어난다.
이 기술을 처음 발표한 인텔은 MMX는 자사 고유의 기술로 Multi Media Extension이나 Multi Media Extended의 약어가 아니고 당초부터 그렇게 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공교롭게도(?) 멀티미디어 관련기술인 만큼 인텔이 부정해도 소비자들은 이를 수긍하지 않으려는 자세다. 더구나 사이릭스, 어드밴스트 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 등 경쟁업체들은 이것이 멀티미디어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나 칩을 지칭하는 일반적인 용어이기 때문에 인텔고유의 기술이나 제품이 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MMX칩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에 인텔은 상표권 등록신청을 내고 대대적인 홍보전을 펴는 등 선제공격에 나서고 있다. 인텔은 무려 3천만 달러를 들여 MMX펜티엄에 관한 광고물을 제작,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의 TV중계를 필두로 각종 채널을 통해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 유럽 등지에서도 적극 홍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인텔의 홍보가 MMX에 대한 의문을 속시원히 풀어줄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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