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유래없는 호황을 구가했던 국내 대형컴퓨터 시장은 올해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투자 위축으로 지난해 보다 다소 침체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공공부문에서의 투자 확대와 금융시장 개방등의 여파로 대형컴퓨터 수요를 부축킬 수 있는 요인이 산재해 있어 유닉스 서버나 워크스테이션 등 여타 중대형컴퓨터 보다는 오히려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시스템 가격은 낮아지고 성능은 비약적으로 높아져 그동안 다운사이징 여파로 유닉스 서버에 시장을 잠식당해온 대형컴퓨터 기종은 올해 새로운 활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컴퓨터 시장을 둘러싼 이러한 요인들을 감안해 볼 때 올해 국내 대형컴퓨터 시장은 지난해보다 약 20% 정도 늘어난 2천5백억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면에서는 20% 정도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는데 반해 대형컴퓨터의 크기 단위로 사용되는 밉스(MIPS)치로 환산하면 지난해 보다 무려 80% 정도 늘어난 1만밉스 정도에 달해 국내에 대형컴퓨터가 소개된 이후 30년만에 1만밉스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처럼 금액적인 면에서의 시장 규모 확대는 별로 크지 않은 데 비해 정보처리 규모면에서는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까닭은 대형컴퓨터의 기술 혁신 때문이다.
한국IBM, 한국유니시스, 한국후지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등 국내 주요 대형컴퓨터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제3세대 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CMOS)칩을 CPU를 탑재한 대형 기종을 경쟁적으로 국내에 공급하기 시작, 올해는 국내에서 판매될 대형컴퓨터 거의 모두가 CMOS타입일 것으로 예상된다.
CMOS칩을 CPU로 탑재한 대형컴퓨터는 기존 바이폴라칩이 탑재됐던 대형컴퓨터에 비해 크기는 10분의 1 이상 줄어드는데 비해 성능은 오히려 더욱 개선돼 대형컴퓨터의 가격을 낮추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대형컴퓨터는 운영체계면에서도 획기적인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IBM, 한국유니시스, 한국후지쯔 등 일부 대형컴퓨터업체들에서 시되됐던 대형컴퓨터의 운영체제 개방화 움직임이 올해는 더욱 가속화되어 시스템 내부에서는 전용시스템 베이스의 운영체계를 갖고 있으나 외부적으로 유닉스 처럼 돌아가는 개방형 구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지금까지 대형컴퓨터의 대명사로 불리던 메인프레임이라는 용어는 사라지고 대형 엔터프라이즈 서버라는 말이 대형컴퓨터를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될 전망이다. 이는 단순히 말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기본원칙(일명 사상)이 크게 바뀐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유닉스 서버업계에서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있는 「오픈컴퓨팅」이 대형컴퓨터에서도 구현되는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결국 대형컴퓨터가 전용시스템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유닉스 서버의 맏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 대형컴퓨터 시장에 있어 금융, 제조, 유통, 통신, 서비스 및 공공부분 등 기존 대형 시장중 제조및 서비스 시장은 수요는 크게 줄어드는 대신 금융및 통신, 공공부문의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있다.
특히 대규모 병렬데이타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이타웨어하우징 및 전사적자원관리, 인트라넷 구축을 서두루는 은행및 그룹단위의 수요가 크게 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대형컴퓨터업계는 소위 「컴퓨터 공황」으로 불리는 2000년 문제로 인해 골치를 썩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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