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축년 새해가 밝았다. 컴퓨터산업은 지난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당초 예상에는 못미쳤지만 전 분야에 걸쳐 전년대비 10% 이상이라는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침체된 국내 전자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올해에도 경기가 극히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 컴퓨터산업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해 보다도 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유통시장의 완전개방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첨단정보기기에 대한 무관세적용이 본격 추진되고 있어 올해는 국내 컴퓨터업계의 분발이 더욱 요구되는 한 해이기도 하다. 컴퓨터산업의 각 부문별 올해 시장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
지난해 국내 PC시장은 1백90만대가 판매돼 전년대비 10%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시장규모는 지난해 연초 업계가 예상했던 2백10만대와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여파가 PC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지난해와 같은 경기침체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PC시장 또한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주요 PC업계에서는 올해 PC시장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약 15%가 늘어난 2백30만대에 이르지 않겠느냐는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이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만한 호재가 거의 없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에는 연초부터 일년내내 수요를 촉발시킬만한 이슈가 잇따라 터져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이달초 펜티엄멀티미디어 CPU인 펜티엄 MMX가 등장해 팩스, 그래픽, 사운드 등 멀티미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했던 각종 카드가 사라지게돼 시스템의 가격인하는 물론 주변장치시장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또 펜티엄프로에 MMX기능을 부가하고 윈도95 및 윈도NT 운용체계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CPU인 「클라마스」가 올해중 선보일 것으로 보여 그동안 홈PC는 펜티엄, 업무용PC는 펜티엄프로라는 등식을 깨며 홈PC의 고성능화를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현상은 PC의 고성능화를 요구해온 사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올 연말 PC시장을 확대하는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차세대 멀티미디어 기기로 일찍부터 주목받아온 DVD롬 드라이브가 올 상반기중 PC에 대거 채용될 것으로 보여 가정문화의 중심으로서의 PC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키며 홈PC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 모든 주변기기를 코드 하나로 손쉽게 연결할 수 있는 USB포트의 채용과 컴퓨터사용을 더욱 손쉽게 할 수 있는 각종 이지기능의 채용이 대폭 확대돼 컴퓨터보급을 확대하는 주요한 계기를 제공해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제품 자체의 수요촉발 요인과 함께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교육정보화사업과 공공기관 및 기업의 대체수요는 올해 시장을 다소 낙관적으로 보게하는 또 하나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업계고교에 이어 초등학교에까지 멀티미디어교실의 구축이 의무화돼 올해 20만대 이상의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며 386 및 486PC를 사용하고 있는 공공기관 및 기업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펜티엄급 멀티미디어PC로 기종을 대거 교체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PC시장을 확대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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