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美 소형 음향기기 하이퍼소닉 사운드 실용화

전반적인 국민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오디오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디오 마니아들의 귀를 잡아끄는 뉴스가 미국쪽에서 들려오고 있다. 이는 다름아닌 스피커를 대신하는 소형 음향기기가 실용화하고 있다는 소식. 미국의 발명가인 엘우드 노리스가 최근 개발해 실용화를 앞두고 있는 「하이퍼소닉 사운드」라는 음향기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소형 음향기기는 벌써부터 기존 오디오시스템의 라우드 스피커를 대체할 것이라는 성급한 기대까지 나오게 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십개의 원형 수정이 박힌 은빛나는 작은 디스크」의 구조를 띤 이 음향기기는 시계에 내장된 압전석영과 유사한 원리를 채택, 수백달러짜리의 고급 라우드 스피커보다 뛰어난 음질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제품이 실용화하면 일반 가정에서 볼 수 있는 고급 오디오의 상징인 검고 묵직한 스피커는 물론 극장용 대형 스피커도 자취를 감출 것으로 예상된다. 노리스는 또 크기가 작기 때문에 활용여하에 따라 보청기나 컴퓨터용 스피커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 1925년 스피커가 처음 세상에 나온 이후 이 부문에서 가장 큰 변동을 일으키는 주역으로 감히 자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스피커가 얇은 격판을 진동시켜 소리를 만들어 가는 데 반해 이 음향기기는 원형 수정들을 매우 빠르게 진동시켜 주파수를 발생시키는 원리로 돼 있다. 이 주파수의 대부분은 인간이나 동물의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초음파다. 그러나 이들 초음파 가운데 3분의 1 정도는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음파이고 이를 통해 정교한 소리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스피커로 인간의 귀에 적합한 주파수대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인간의 귀는 20의 낮은 소리에서 부터 2만의 고음까지 들을 수 있다. 풍부한 저음을 낼 수 있는 스피커는 대개 정확한 고음을 낼 수 없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스피커박스 안에는 두 개 이상의 스피커를 내장해 각각의 음역을 서로 보완해줘야 한다. 그러나 이 음향기기의 발명으로 이런 복잡함은 피할 수 있게 됐다.

노리스의 하이퍼소닉 사운드는 초음파영역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인간 청력의 폭에 구애받지 않는다. 하이퍼소닉 사운드는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음역을 초음파를 이용해 증폭시킨 후 이를 다시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음역으로 환원한다. 이 과정에서 음파가 서로 간섭해 한 음파가 또 다른 음파를 대체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주파수대의 소리는 모두 발생한다. 이같은 여과과정을 거치면서 사운드는 보다 폭넓고 정교하게 변환된다.

예를 들어 모든 소리에 20만의 초음파신호를 기본신호로 덧붙인다. 그러면 소리의 대역폭은 20만20에서 22만로 확대되는 한편 기존의 소리는 초음파신호로 변조된다. 그런 다음 이 초음파신호에서 기본신호 값 즉, 20만를 빼면 소리는 다시 자연의 소리폭(20∼20만)으로 환원되는 원리다.

이같은 원리는 이미 18세기에 이탈리아의 작곡가 주세페 타르티니가 발견했다. 타르티니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소리가 동시에 발생하면 본래의 주파수와 차이가 있는 소리로 들린다는 것을 알아냈다. 노리스는 여기에 덧붙여 초음파원리와 수정을 이용해 특수한 효과를 내게 했다. 특정한 위치에 놓인 수정은 특정한 소리를 낸다는 원리를 응용한 것.

음파가 갖는 반사성도 함께 이용했다. 하이퍼소닉 사운드는 원하지 않는 음의 반사를 피할 수 있다. 일반적인 스피커는 벽면에서 반사된 반사음 때문에 원음이 찌그러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본래 음의 메아리가 수 초 후에 귀에 들어가 음성을 왜곡시키기 때문이다. 80년대 콤팩트디스크(CD)가 등장한 후 오디오 레코딩에서 발생하는 음의 왜곡은 많이 개선됐다.

이에 따라 현재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볼 수 있는 음의 찌그러짐 등의 약점은 대개 스피커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새로운 음향기기는 이같은 결점도 수정했다. 이런 원리의 음향기기를 만든 사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전 제품들은 불충분한 점이 많았다.

노리스는 『음을 자연대로 방치하면 효과적인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없다』고 밝힌다. 이에 입각, 그는 두 개의 파장을 전자적으로 섞었다. 그 결과 복합시그널이 수정을 통하면서 효과적인 음을 만들 수 있었다.

그는 또 『기존 스피커로는 누구나 같은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하이퍼소닉 사운드로는 원하는 장소에서 단지 원하는 소리만을 들을 수 있다』고 자랑한다. 이와 관련, 그는 이미 3개의 특허를 출원해 놓았고 이 기술을 응용한 제품들도 출시한 바 있다.

노리스는 극장용 스피커시스템 시장에서는 이 음향기기가 이미 일반 스피커를 압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업체 관계자들도 이 점에 동의한다. 『더이상 아무런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이 기기는 조만간 일반 스피커를 완전 대체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따라 내년 가을에는 이 음향기기를 탑재한 스피커 없는 오디오시스템이 출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음질이 탁월하면서도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스피커를 원하는 컴퓨터 및 자동차업계에서도 이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자동차업계는 현재 개발중인 「액티브 노이즈 캔설레이션」기술에 이를 응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액티브 노이즈 캔설레이션기술은 반대음파를 발생시켜 엔진이나 머플러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상쇄시키는 기술로, 하이퍼소닉 사운드와는 유사점이 많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본원리는 소리에 있지만 그 활용폭은 무한하다』며 향후 하이퍼소닉 사운드의 미래를 밝게 점치고 있다.

이 새로운 음향기기가 CD와 LP의 관계처럼 과연 기존의 라우드 스피커를 박물관으로 날려 보낼 수 있을지는 멀지않아 알게 될 것이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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