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에어컨 신제품 동향

에어컨업체들이 이달 들어 경쟁적으로 97년형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업체마다 경쟁사의 신상품을 해부하는 작업이 활발하다.

신제품의 성능과 기능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대체적인 윤곽만큼은 드러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도 신제품의 특징으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신기술을 채용한 제품이 부쩍 늘어났다는 점을 꼽고 있다.

에어컨업체들은 시장이 성장기로 접어듬에 따라 제품차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결과 독자적인 기술을 채용한 신제품이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내년도 에어컨 신제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은 패키지에어컨에 새로운 공기정화기술이 잇따라 채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에어컨을 여름철이 아닌 계절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하려는 업체들의 의도가 작용한 결과다.

LG전자는 플라즈마 정화기술이라는 신기술을 채용해 먼지제거는 물론 냄새까지 제거하는 패키지에어컨 신제품을 97년형 모델로 선보였다.

이 기술은 구소련이 지하벙커의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개발한 공기정화기술을 응용한 것으로 고전압 발생기로 공기집진기 내에 순간적으로 고전압을 발생시켜 먼지와 냄새성분을 플라즈마 상태를 만들어 버린다.

세계 유수의 전자업체마다 이 기술을 상용화하려는 경쟁이 불붙고 있는데 LG전자가 이번에 처음으로 에어컨에 적용,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찬공기 배출구뿐만 아니라 공기흡입구를 동시에 여닫아 먼지유입을 원천 봉쇄하는 「더블오토셔터」기술을 이번 신제품에 처음 적용했다.

이 회사는 이 기술의 적용에 따라 공기흡입시 발생하는 마찰을 최소화해 소음을 혁신적으로 낮췄다고 밝혔는데 앞으로 이 기술의 적용대상 모델을 확대해 주력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전문업체들도 기존의 전기집진장치를 한층 개선해 기존제품은 미처 거르지 못했던 유해가스, 미세먼지, 악취 등 미세한 불순물을 제거할 수 있도록 했다.

여름철이 아닌 계절에는 공기정화기로 사용해 사계절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내년도 패키지에어컨의 공통된 특징이다.

절전기능이 강화된 것도 내년도 신제품의 또다른 특징이다.

만도기계의 신제품은 전기사용량에 따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채용하고 있으며 LG전자와 두원냉기 등은 기존 제품에 비해 20% 안팎의 절전효과가 있는 스크롤 컴프레서를 잇따라 채용하고 나섰다.

대우캐리어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자급하고 있는 고효율 로터리 압축기를 확대 채용함으로써 절전기능을 강화했다.

에어컨 신제품은 성능뿐만 아니라 외관디자인에서도 크게 달라졌다.

범양냉방의 패키지에어컨 신제품은 전면이 부채꼴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고 삼성전자의 제품은 평상시에는 찬공기 배출구와 공기흡입구의 문이 닫혀 인테리어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

LG전자의 패키지에어컨은 와당무늬가 있는 고광택 강판을 채용해 세련된 이미지를 풍기고 있다.

또 에어컨 신제품 가운에 작동모습을 볼 수 있도록 전면에 표시장치를 단 제품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공간절약형도 에어컨 신제품의 새로운 특징이다.

삼성의 패키지에어컨은 사각형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벽의 구석에도 설치할 수 있게 하는 5각형 제품이며 만도기계의 제품은 7㎜두께의 핀을 채용해 동급 가운데 가장 컴펙트하다.

에어컨 신제품은 이밖에 냉난방을 겸용할 수 있는 인버터 기술을 비롯해 인공센서로 실내온도 차이를 감지해 냉방 면적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신기술등이 새롭게 추가되고 있다.

룸에어컨의 경우 신기술의 채용보다는 디자인 개선에 집중되고 있는데 열교환기 방식을 기존 2단 꺾기에서 3단 꺾기로 전환한 LG전자의 룸에어컨만이 새롭다고 할 만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에 나온 내년도 신제품이 앞으로 적어도 1∼2년 후까지 바뀔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어 업체마다 자사 제품의 독창성을 내세우는 목소리는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가전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