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CT2시장 엇갈린 전망

한국통신의 발신전용휴대전화(CT2)시범서비스 개시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CT2서비스의 시장 정착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CT2사업자, 단말기 제조업체, 시장분석가 등 관계자들이 내놓는 CT2시장 전망은 내년 한 해동안의 CT2가입자 수에 상당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최대 1백만명까지 예상하는 측이 있는가 하면 50만명도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분석도 제기돼 보는 시각에 따라 두 배가 넘는 오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열린 한 무선통신세미나에서 한국통신의 정회성 CT2시설운영국장은 내년의 CT2 총가입자 수를 93만5천명으로 예측하고 이 가운데 64%인 59만5천명 정도를 한국통신이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국통신의 경쟁자인 지역 CT2사업자들은 이같은 수치가 한국통신의 시장점유율을 감안해 상당히 내려잡은 수치라고 인식하고 있다.

나래이동통신의 김세환 부장은 『최근 시장조사 결과 내년의 수도권 가입자가 75만에서 80만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하고 지방까지 감안하면 1백만명을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CT2사업자들은 1백만명 내외의 상당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사업자 내부에서도 이같은 수치가 현실적인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을 제기하는 의견이 적지않은 것이 사실이다.

수도권 CT2사업자의 한 임원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50만명을 달성하기조차 힘들 것이라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비관적인 전망의 근거는 우선 내년 하반기부터 이동통신 시장의 무게중심이 개인휴대통신(PCS) 쪽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데 있다.

98년 1월을 서비스 시점으로 잡고 있는 PCS사업자들이 적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시장선점을 위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것이 분명하고 이는 CT2의 성장가능성을 봉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문제는 낙관적인 전망치가 충분히 달성된다 해도 CT2가 당장 흑자를 내지는 못한다는 데 있다.

사업자들은 예상치대로 가입자가 늘어난다 해도 CT2사업에서 당기순이익이 발생하려면 적어도 99년경이 돼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누적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해는 2000년 또는 2001년으로 잡고 있다.

50만명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치를 기준으로 한다면 손익분기점 도달이 얼마나 더 늦어질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PCS가 상용화되면 CT2가 설자리가 없다는 주장이 현실화될 경우에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서비스 품질이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것이냐는 문제도 CT2사업자들의 말 못할 고민의 하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도 CT2가 차량이동중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전하고 『사업자들의 과장홍보는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만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CT2의 기능을 소비자들에게 정확하게 알리는 문제 외에도 서비스 커버리지가 이동전화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단점을 과연 소비자들이 감수해 줄지도 의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CT2판매업자들이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된다』는 식의 사업에 나설 리는 만무하기 때문에 CT2사업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고민에 빠져 있는 것이다.

한국통신과 10개 지역사업자들이 기지국을 공유하고 브랜드를 통일하는 등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같은 상황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10원짜리 단말기」는 아마도 CT2에서 가장 먼저 현실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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