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토픽] 컴퓨터통신망 인프라 지역간 격차 여전

지방에 거주하는 네티즌들은 서럽다. 계층간 지역간 불평등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컴퓨터 통신에서마져 관련 인프라의 미비로 「푸대접」을 톡톡히 받고 있다.

똑같은 시간 똑같은 내용의 통신 서비스를 받더라도 실제적으로는 서울의 네티즌에 비해 훨씬 값비싼 요금을 물어야 하고 무엇보다 「느림보 통신」에 대한 짜증이 사라지지 않는다.

컴퓨터 통신의 고속화가 급진전되면서 네티즌들의 사용 환경은 크게 개선되고 있지만 전용망및 고속 회선이 대부분 서울에 집중돼 지방 사용자들로부터 불만의 표적이 되고 있다.

국내 최대의 PC통신망업체이면서 회선 고속화에 가장 적극적인 천리안의 경우 지난 6월 기존 2천4백9천6백bps에 비해 훨씬 고속인 28.8Kbps의 전용망을 구축,서비스에 들어가 네티즌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고 있다.

식별번호 01421인 이 고속전용망은 약 2천1백회선을 확보,그간 저속 회선에 지친 대다수 네티즌들에겐 숨통을 터주는 계기가 됐다. 물론 고속이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통신 요금이 훨씬 절약되는 실속이 있고 각종 자료의 다운로드때 발생하는 「스트레스」도 크게 줄어들었다.

문제는 이 서비스가 지역번호 02를 이용하는 서울거주 네티즌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데서 출발한다. 가뜩이나 노드부족에 저속회선등으로 불만이 높았던 지방의 네티즌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서비스 조기 확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천리안 토론마당에는 이같은 지방 네티즌들의 주장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똑같은 ID갖고 똑같이 이용하는 통신 사용자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거주지가 지방이라는 점때문에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특히 기존 인프라의 미흡 탓에 어렵게 접속에 성공한다해도 중간에 접속이 끊어지거나 상대적으로 비싼 사용료를 물어 짜증이 나는 판에 쾌적한 정보서비스를 「서울사람」만 누리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도 엄연한 네티즌으로서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며 「정보화 사회에서의 새로운 지방 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천리안의 네티즌 분포를 보면 대략 전체의 절반이 조금 넘는 54% 정도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부산 대구지역을 제외한 강원 전북등은 5%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pc통신업체들은 서울 중심의 서비스가 불가피하다고 한다.

더욱이 인터넷을 비롯, 각종 망 연계를 종합적으로 설계해야하는 업체들로서는 엄청난 시설 투자비가 소요되는 전용망 사업의 전국 동시 실시는 사실상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그래서 데이콤의 경우는 고속 전용망 확대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01421전용망 서비스를 내년까지 15개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또 4천회선 이상의 28.8Kbps 일반회선을 수도권과 지방 36개 도시로 넓혔고 연말까지는 전국적으로 1천5백회선을 추가 증설, 총 1만회선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전용망 수요를 감안, 현재 전국망으로 운용중인 2천4bps 01420을 아예 올 연말까지 33.6 Kbps로 초고속화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 네티즌들은 이런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 해도 불편함은 여전할 것이며 특히 01421 전용망 확대는 실제로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에는 믿을 수가 없고 실시 시기 역시 업체가 밝힌 계획보다 훨씬 늦어질 것이라는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지방에서도 고속 전용망의 혜택을 받을 때 쯤이면 서울에서는 이미 또다른 고속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편다. 예컨데 서울에서 개통된 33.6Kbps의 초고속회선 서비스가 그 사례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 지방 네티즌들은 현재와 같은 인프라 구조가 지속되는한 통신 서비스의 서울지방간 계단식 발전 격차가 유지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불만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정보화 마인드및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에서 인터넷을 비롯한 컴퓨터 통신에 적극적인 네티즌들은 특성상 그 지역의 확고한 여론 주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방 정보화 차원에서 업체가 아닌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택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