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보원, PC통신 가입자수 회선보다 37배 많다

최근 PC통신 서비스와 관련해 시설미비와 불합리한 요금 기준으로 인해 이용자 피해가 속출하자 한국소비자보호원은 현 PC통신 서비스의 여러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5일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국내 PC통신 이용자는 지난 7월 기준 약 2백70만명에 이르는 등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 등 4개사에 접수되고 있는 불만사항은 연간 2만여건에 달해 시설 보완 및 피해보상 기준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PC통신 이용자의 상당수가 접속지연이나 접속중 해제 등에 의한 장애로 불편을 겪고 있는데 이는 통신 회선수에 비해 가입자 및 이용자수가 과다하기 때문이며 조사결과 현재 국내 PC통신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회선수에 비해 가입자는 무려 37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이용자들은 14.4Kbps 이상의 고속 모뎀을 사용하면서도 다운로드 속도가 9백bps에 불과하거나 한번 접속하려면 적어도 열번 이상은 시도해야 되는 등의 불편함을 겪고 있다.

또한 통신접속 장애에 따른 피해보상으로 PC통신사들의 약관엔 최소 12시간 이상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해당 부분에 대해서만 보상한다고 명기돼 있을 뿐 접속 중단, 시스템에러 등 소규모 피해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피해보상이 어려운 실정이다.

정보이용료, 전화요금, 부가정보서비스 이용료를 모두 합한 현행 PC통신 요금체계는 접속중단이나 접속지연이 빈번한 상황에서 정보이용료보다는 전화요금이 더 많이 부과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부가정보서비스 사용시에도 원하는 정보에 도달하기 전에 요금이 계상되는 등의 모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종량제 요금부과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부가정보서비스에 대해 경제적인 이용에 필요한 구체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이용자의 비용부담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최근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PC통신 물품거래 사기 등을 근본적으로 막을만한 제도 및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데다 이용자간의 거래로 인한 사고시 책임을 지지않는다는 회사면책권을 규정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피해구제가 곤란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소보원은 통신회선 증설 및 회선수에 따른 적정 이용규모를 마련하고 의무적으로 보유회선 규모와 회원수를 초기화면에 표기해 이용자들이 합리적으로 PC통신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초기접속시간인 약 30초를 PC통신 요금에서 제외토록 하는 소비자피해보상 규정을 신설해 통신접속 장애에 따른 요금감액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