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성 기자
어느 제조업이건 생산성·가동률에 대한 관심도는 높다. 요즘의 반도체업계는 더욱 그렇다. 수익감소를 해결해 줄 묘수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시점에서 특히 생산성은 초미의 관심사이다. 이런 관점에서 생산설비의 관리는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설비의 유지관리 소홀은 생산과 관련해시간·금전적 손실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근 日經産業新聞은반도체와 전혀 걸맞지 않는 부식(녹)이라는 문제로 일본 반도체산업계가 부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첨단산업의 대명사인 반도체 생산에 고전적인 문제인 부식이 아직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반도체업계의 사정에 밝은 도호쿠대학의 오미 다다히로(大見忠弘) 교수는 『반도체 제조공정의 가스공급용 배관시스템은 통째로 교환되고 있다. 원인은 배관재료인 스테인리스鋼의 부식이다. 교환주기도 길어야 반년에 한 번, 심한 경우는 2, 3주에 한 번꼴』이라며, 부식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한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는 웨이퍼 위에 박막을 만들거나 그것을 제거하기 위해 특수한 가스를 사용한다. 가스의 종류는 약 1백50가지나 된다. 바로 이들이 부식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그 중에는 극히 미미한 수분만 있으면 인접 스테인리스鋼을 새빨갛게 부식시키는 것조차 있다.
특히 부식되기 쉬운 것이 가스의 압력을 조정하는 레귤레이터, 그 중에서도 핵심부인 포펫(상하로 움직여 가스의 출입을 통제하는 부품). 가스의 급격한 팽창에 따른 온도저하로 結露(차가운 물체표면에 작은 물방울이 서려붙음)현상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 결과로 부식이 될 경우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즉 밀폐를 확실히 할 수 없게 돼 가스가 새는 문제가 발생하는것이다.
사실 포펫은 이 때문에 기본재료로 스테인리스鋼, 그 중에서도 녹에 강한SUS316을 사용한다. 또한 화학처리까지 해 耐蝕性을 한층 높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스테인리스鋼의 내식성은 표면의 不動態皮膜에 의해서 보증된다.
이 피막은 크롬이나 산소·물 등으로 구성되는 水和옥시수산화크롬을 주체로 하는 화합물. 두께는 수로 극히 얇지만 밀착성이나 화학적 안정성이 뛰어나 부동태피막의 일부가 손상돼도 대체로 곧 재생된다. 그러나 극히 강한 산성환경에는 약해 쉽게 용해돼 버린다.
포펫은 산성환경에 견딜 수 있도록 조치해 둔다. 그러나 레귤레이터에 흘러든 브롬화수소가스와 포펫에 결로한 수분이 반응해 염산과 같은 강산이 발생한다. 때문에 부식을 피할 길이 없다.
부식문제가 끊이지 않는 것은 재료개발을 소홀히 해 왔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한 반도체업체의 생산기술자는 『반도체분야에서는 전용재료가 아닌,원자력분야용 등 기존 재료나 또는 값싼 재료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반도체업계가 재료선택에 안이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반도체제조공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어느 부위에 어떤 특성의 재료를 사용하면 좋은지를 몰라 자연히 기술개발은 차세대디바이스의 개발이나 제조에 집중하고 배관시스템의 부식연구따위는 소홀해지는 것이다.
이런 사태를 주목해 온 오미 교수는 부식의 발생인자를 철저히 배제한 스테인리스鋼을 개발, 배관시스템용으로 곧 실용화할 예정이다. 『적어도 10년은 녹슬지 않는 특성을 지닌다』고 그는 말한다.
미국의 공세와 한국의 추격에 직면해 있는 일본 반도체업계에는 제조장비의 생산성과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 당면 과제이다.
통상적으로 불순물 발생은 수율저하, 유지관리소홀은 가동률 저하로 이어진다. 배관시스템의 부식은 수율과 가동률 모두에 연관돼 있다. 녹의 퇴치는일본 반도체산업이 반드시 넘어야 할 장애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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